강신숙 Sh수협은행장 “금융지주사 전환해 비(非)이자사업 경쟁력 강화”

입력 2023-01-1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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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이익 외 수익창출 기반 과제
상반기 자산운용사 인수 통해
투자ㆍ운영 프라이빗뱅킹 강화
올 영업이익 3650억 원 달성할 것

‘대위기의 시대’다. 그간 우리가 익숙했던 경영 여건이 뒤흔들린 상황에서 은행들은 위기 시대에 대응하는 한편, 새 미래에 맞설 새로운 동력을 찾아야 할 막중한 의무를 안게 됐다. 2023년을 새로 맞이할 은행장들의 각오를 들어봤다.

Sh수협은행에 2023년은 새로운 도약을 앞둔 시기다. 지난해 공적자금 상환을 완료하면서 안정적 수익 창출 기반 마련과 협동조합은행으로서의 정체성 회복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수협은 외환위기로 2001년에 1조1581억 원의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후 은행 수익을 공적자금 상환에 사용한 탓에 어업인 지원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지난해 잔여 공적자금 상환을 완료했다. 올해부터 수협은행의 경영 자율성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지난해 11월 공식 취임한 강신숙<사진> 은행장은 “대내ㆍ외적으로 어려운 금융환경 속에서 공적자금 상환 이후 첫 은행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부담감도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사즉생’의 마음으로 100년 수협은행의 초석을 다지겠다”고 했다.

본지는 17일 강 행장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그의 향후 목표와 계획을 들어보고, 올해 경영 전략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취임 후 두 달 가까이 지난 지금, 강 행장은 새로운 수협을 위한 경영 전략 실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는 “취임 전부터 수협은행에 대해 많은 고민과 준비를 해왔다고 자부한다”면서도 “행장으로서 은행의 자생력을 키우고 어업인과 회원조합 지원을 위한 수익센터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더 무거운 책임감과 깊은 사명감을 느낀다”고 했다.

취임 소감을 묻자 강 행장은 “40년 넘게 몸담아 온 직장에서 그동안의 노력과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사실에 감사와 보람을 느낀다”며 “안정적으로 3000억 원 이상의 수익을 시현하는 자생력 있는 수협은행을 만들겠다”고 답했다.

수협은행은 올해 영업이익 3650억 원, 당기순이익 3200억 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강 은행장은 이 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 당면한 과제로 ‘안정적인 수익 창출 기반 마련’을 꼽았다. 그는 “그동안 수협은행은 양적인 측면에서 성장을 이뤘다”며 “수익성, 효율성 등 질적인 측면에서의 발전도 함께 이뤄나가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강 행장이 가장 먼저 추진하고자 하는 것은 조달구조 개선이다. 고금리 예수금 조달에 의존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수협은행의 주거래기업을 확대해 저비용성 예수금을 계속 늘려갈 계획이다. 현재 은행장 직속 조직인 ‘미래혁신추진실’ 내 ‘조달구조개선단’을 신설해 실천 중이다.

또 수익 다각화를 위해 비이자사업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강 행장은 “이자이익에 편중된 수익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프라이빗뱅킹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며 “투자금융과 자금운용 등 다양한 분야로 비이자수익 창출 채널을 확장하겠다”고 했다.

강 행장은 공적자금 상환 이후 정상화된 중앙회의 증자 여력을 통해 확보한 자본을 비은행 섹터에 투자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저금리 시대로 돌아갈 시점에 대비한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강 행장은 비은행 업종의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지금의 고물가ㆍ고환율ㆍ고금리 환경이 인수합병(M&A)의 기회라고 봤다. 가격 측면에서 협상력이 있기 때문이다. 수협은행은 올해 상반기 자산운용사 1개사를 자회사로 인수할 예정이다.

상반기 자회사 인수는 수협은행 금융지주 체제 전환의 첫걸음이기도 하다. 강 행장은 “미래혁신추진실에서 어떤 회사가 은행과 최적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에 대해 검토 중”이라며 “초기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자산운용사나 캐피털사의 인수가 우선순위가 될 것”이라고 했다.

내년 이후에는 증권사, 캐피털사 등 2차 M&A를 추진해 자회사를 3개로 확대하고 중앙회와 함께 금융지주 전환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강 행장은 “금융지주 체제 전환의 목적 역시 안정적인 수익 기반 마련”이라며 “수협은행의 수익구조가 안정화돼 중앙회에 배당을 많이 해야 중앙회에서도 어업인 대상 교육 지원 사업 등에 투자할 여력이 생긴다”고 했다.

은행업만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현재의 구조에선 은행업의 상황이 좋지 않을 때 배당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비은행업에 진출해 비이자수익 창출 채널을 확장하고, 나아가 지주회사로 전환하고자 하는 것이라는 게 강 행장의 설명이다.

수협은 금융소외계층 지원 강화에도 나설 예정이다. 강 행장은 “어업인 등 일정 등급 이하 금융소외계층에 대해 영구적으로 중도상환 수수료를 면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강 행장은 “수산정책자금을 적기에 지원하고 은행 자체자금을 활용한 다양한 특화상품을 개발해 어업인 금융지원에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며 “앞으로도 예금과 대출금리 우대, 부실화 시 프리워크아웃(사전채무조정)을 통한 연착륙 지원 등 소외되는 계층이 없는 사회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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