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인력 이달 말 파업 계획
연초 경제 정상화부터 삐끗
“영국, G7 중 가장 긴 불황 겪을 것” 전망도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영국 철도 노동자 대부분이 이번 주 파업을 재개할 계획이다. 연말에 이어 신년 연휴가 끝나는 시기에 대규모 파업을 예고해 경제활동 정상화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물류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소매업자들에겐 중요한 1월 연초 판매가 위축될 가능성도 크다.
지난달 15일과 20일, 전례 없는 대규모 파업을 했던 간호사들도 이달 말 파업을 다시 할 예정이다. 영국 간호사 노동조합인 왕립간호대학(RCN)은 18일과 19일 파업을 앞두고 있다. RCN이 설립된 지 100년이 넘었지만, 지금과 같은 규모의 파업은 처음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구급차 인력도 11일 파업한다.
지난해 말부터 노동자들은 실질임금이 감소해 전례 없는 생활비 압박에 직면하자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인플레이션율은 40년 만에 최고치에 달했고, 공공 서비스 분야 임금은 이에 보조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 RCN은 지난달 파업 당시 영국 소매물가지수(RPI) 상승률인 14.2%보다 5%포인트(p) 더 높은 폭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기도 했다.
수낵 총리는 “임금 인상이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수 있다”며 노조의 요구에 반대하고 있다. 그는 인플레이션의 원인을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해외 정세에서 찾고 있다. 그는 지난달 31일 트위터에 올린 신년사 영상에서도 “러시아는 우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에서 회복하자마자 우크라이나를 야만적으로 침공했다”며 “새해엔 우리의 모든 문제가 다 사라질 거라는 식의 생각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파업은 멈출 줄 모르고, 영국 경제는 계속해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영국은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 여파까지 겹치면서 무역 부문이 부진해 현재 G7 중 유일하게 팬데믹 이전의 국내총생산(GDP)을 회복하지 못했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조사한 101명의 이코노미스트 대부분이 영국 경제가 G7 중 가장 길고 최악인 불황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은 영국의 올 한 해가 “힘들고, 비참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여당인 보수당이 파업 연장도 불사한다는 노조와 강한 대립각을 세우면서 경제 난항은 더 심해질 것으로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다만 12년간 집권당 자리를 지켜온 보수당은 현재 여론조사에서 노동당에 밀리고 있다. 지난해 9월 예산을 둘러싼 정책 혼란부터 지금까지 부진한 경제에 국민의 신뢰를 잃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