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형 펀드 설정액 8679억 원↑
채권 저점 매수 ‘막차’ 인식 영향
경기 침체 우려에…주식<채권 선호 현상
시들했던 채권 투자가 인기를 끌고 있다. 저점 매수 수요에 더불어 경기 침체 우려로 투자 자금이 안전자산인 채권으로 이동하고 있어서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사이 개인 투자자는 채권을 2조 원 넘게 사들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974억 원 사들인 것과 대조된다.
채권 간접 투자도 크게 늘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같은 기간 국내 채권형 펀드 설정액은 8679억 원 증가했다. 3개월 전만 해도 1조 원 넘게 유출되던 설정액이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항목별로 보면 △국공채 펀드(3832억 원) △회사채 펀드(4371억 원) △일반채 펀드(476억 원) 순으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도 마찬가지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채권형 ETF의 순자산은 최근 한 달 사이 3조 원 넘게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만 해도 순자산은 3423억 원 감소하던 모양새였다.
특히 채권형 ETF 중 만기가 있는 존속기한형 ETF는 개인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대표적으로 KODEX 23-12 은행채(AA+이상)액티브와 TIGER 24-10회사채(A+이상)액티브는 개인이 한 달 동안 각각 177억 원, 277억 원 순매수했다. 만기까지 채권을 보유하면 원금과 이자를 보장받을 수 있어 더욱 인기인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채권 투자가 주목받기 시작한 이유는 지금이 마지막 저점 매수 시기라는 인식이 강해져서다. 금리 인상으로 하락하던 채권값이 최근 금리 인상 속도 조절론에 안정을 찾으려 하자, 투자자들이 마지막 저점 매수를 노리는 셈이다.
실제 4%가 넘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최근 3.5~3.6%대를 유지하고 있어 내림세던 채권값이 안정을 찾아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내년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자 주식보다는 안전자산인 채권에 투자 수요가 쏠린 영향도 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주식은 추가적인 기업 이익 하향 조정에 의한 다운사이드가 우려되는 반면, 채권은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임박과 내년 말 혹은 2024년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 상대적으로 돋보인다”며 “내년 주식은 박스권 장세, 채권은 점진적 강세를 전망해 채권이 주식 대비 아웃퍼폼(시장 수익률 상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