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소득 높을수록 자녀 학력 높다"...여전히 유효한 명제였다

입력 2022-12-18 14:18 수정 2022-12-1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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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투데이DB)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투데이DB)
‘부모 소득이 높을수록 자녀 학력도 높다’는 명제가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조사됐다.

18일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공개한 ‘부모의 소득 수준이 자녀의 학력 수준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 소득 수준이 높아질수록 자녀가 '일반대생'인 경우가 많았고, 부모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자녀가 '고등학교 졸업'인 경우가 많았다.

연구를 수행한 최수현 부연구위원은 “대학 진학의 문턱이 사회적, 경제적으로 많이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구의 경제력에 따른 고등교육 수준에 차이가 관찰된다”면서 “개인이 고등교육에 대한 선택을 함에 있어서 환경적 제약이 여전히 크게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분석은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수행한 한국교육고용패널Ⅱ 1차(2016), 2차(2018), 5차(2021) 조사에 참여한 7590명의 응답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 소득 수준이 가장 낮은 1분위일 때 자녀가 ‘고등학교 졸업’인 경우는 35%에 달했고 부모 소득이 4분위까지 올라가면 그 수치는 15%로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반대로 부모 소득 수준이 4분위일 때 자녀가 일반대생인 경우는 68%을 기록한 반면, 부모 소득 수준이 1분위일 경우에는 41%까지 하락했다.

결국 부모 소득이 낮을수록 자녀가 대학 진학을 포기하는 비율이 높고, 부모 소득이 높을수록 자녀의 대학 진학률이 높아진 것이다.

▲(자료=한국직업능력연구원)
▲(자료=한국직업능력연구원)

또 ‘부모가 경제적으로 지원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진 자녀일수록 대학에 진학할 확률이 높다는 점도 드러났다.

“부모가 경제적으로 자녀를 언제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까?”라는 질문에 ‘고등학교 졸업까지’일 것으로 생각한 자녀의 경우, 실제 최종 학력이 ‘고등학교 졸업’인 경우가 53%로 가장 많았다.

반면 ‘대학 졸업까지’라고 생각한 자녀는 ‘일반대생’인 경우가 50%로 가장 많았다.

자녀의 성별에 따라 달라지는 영향도 일부 존재했다. 부모의 경제 수준, 부모로부터의 경제적 지원 기대감은 공통적으로 자녀의 고등교육 수준을 상승시키는데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지만, 부모 소득이 1분위 상승할 경우 여성 자녀보다는 남성 자녀가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 부연구위원은 기존 관련 연구들이 주로 2000년대 초반에서 2010년 중반 이루어져 최신 데이터를 활용한 분석은 많지 않았다면서 "2020년대에도 여전히 부모의 소득이라는 환경적 변수가 자녀의 고등교육 수준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해 확인하고자 연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또 “1980~1990년대 우리나라의 교육은 계층 간 이동 사다리 역할을 해왔으나 국가가 저성장ㆍ양극화 사회로 변화해 가면서 교육은 부모의 소득에 따라 그 기간과 수준이 달라지는 계층 간 장벽 역할로 그 성격이 변화하고 있다”고 짚으면서 “이는 단순히 고등교육에서 끝나는 문제가 아닌 사회 전반의 장기적인 계층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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