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이과 통합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2년 차인 올해 이과생이 대학 인문사회계열에 교차 지원하는 이른바 '문과 침공'이 더욱 거셀 전망인 가운데, 입시업체 모의지원 결과에서도 자연계열 학생들이 인문계열 모집단위로 지원하는 교차지원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16일 입시업체 진학사가 합격예측 서비스 수험생 모의지원 상황을 살펴본 결과, 일부인문계열이지만 수학 반영비율이 40%로 높은 한양대 경영학부의 경우(국어:수학:영어:탐구=30:40:10:20), 모의지원자 중 미적분과 과탐을 응시한 자연계열 수험생이 3분의 2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특히 상위 순위에 해당하는 학생 중 상당수가 자연계열로 나타났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자연계열 학생들이 인문계열 모집단위에 적극적으로 지원할 경우, 인문계열 학생들끼리 경쟁할 때에 비해 합격선이 상승할 수 있다”며 “인문계열 학생들은 이런 점까지 고려해야 할 것이고, 자연계열 학생들은 인문계열 모집단위를 지원하기에 앞서 자신의 합격 가능성을 잘 판단해 지원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자연계열 학생들의 평균 백분위가 인문계열 학생들보다 대체로 낮다는 점도 주목해야 하는 부분이다. 수학 반영비율이 높다 보니 다른 영역의 점수가 다소 낮더라도 수학에서 높은 점수를 취득한다면 불리함을 극복할 수 있는 구조이고, 그렇게 될 경우 국어와 수학, 탐구의 평균 백분위가 낮아질 수 있다.
이는 지난해 입시결과를 참고하는 과정에서 주의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학에서 입시결과를 발표할 때 대체로 평균 백분위 70% 컷을 공개하는데, 70% 컷 에 해당하는 학생이 영역별로 어떤 점수를 받았느냐에 따라 평균 백분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위 표에서 보더라도 실제 순위와 평균백분위 순위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만약 표의 9번이나 15번과 같이 수학을 매우 잘 본 학생이 70% 컷에 있다면 해당 모집단위는 입결이 다소 낮은 것처럼 보일 것이다. 반대로 수학 수가 상대적으로 낮고 다른 영역이 이를 커버한 경우라면 평균 백분위가 다른 학생들에 비해 높을 수 있다.
우 소장은 “이처럼 대학의 합·불을 결정하는 환산점수 순위는 단순 표준점수 합이나 평균 백분위와는 다를 수 있다”면서 “기존에도 그랬지만 지원참고 표나 지난해 입시 결과는 참고일 뿐 절대적인 가이드가 될 수 없다는 점을 통합수능 체제에서는 더욱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