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환 헤지 비율을 최대 10%까지 한시적으로 올린다.
16일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서 제6차 기금운용위원회를 개최하고 이같이 의결했다.
이례적인 환율 상승이 다시 발생할 경우 안정화되기 전까지 한시적으로 외환 익스포저 규모를 줄일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2018년부터 국민연금은 환 헤지가 아닌 환 오픈 전략을 취해왔으나, 4년 만에 전환한 것이다.
앞서 국민연금은 해외 투자를 신규로 할 때마다 달러를 시장에서 매입해 환율 상승의 주범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올해 9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규모는 3355억 달러(약 443조8000억 원)인데, 국민연금이 환 헤지 비율을 10%로 올릴 경우 외환시장에 336억 달러가 추가로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또 해외 주식의 전략적 자산배분(SAA) 허용 범위를 현행 1.5%포인트(p)에서 3.0%p로 확대하는 내용의 해외투자정책 조정방안을 의결했다.
이날 기금위는 해외투자정책 조정방안 외에도 △국민연금기금 인프라 성과평가 벤치마크 개선 △2023년도 목표초과 수익률을 심의‧의결했다. 먼저 인프라 성과평가 벤치마크는 CPI 상승률과 프리미엄(α)의 구조로, 해외는 OECD CPI 상승률+5%의 원화 헤지 기준 수익률이며 국내는 국내 CPI 상승률+4%다.
기금위는 OECD 회원국이 늘어나면서 벤치마크의 당초 취지가 달라지고 기금이 투자하지 않는 국가가 늘어나면서 벤치마크와 기금 포트폴리오 간 불일치가 심화됐다. 또 실질 금리가 떨어져 기대 수익률은 감소하나 프리미엄 수준은 변동 없이 높은 수준이며 물가 상승률은 단년도 수치만 적용되는 문제가 있었다.
이날 기금위는 해외 인프라 성과평가 벤치마크 대상 국가를 OECD에서 G7으로 바꾸고 국내외 CPI 산정방식도 그해에서 5년 평균으로 조정했다. 프리미엄은 각각 1%p 하향했다. 이에 따른 개선안은 해외 G7 5년 평균 CPI 상승률+4%의 원화 기준 수익률이고, 국내는 국내 5년 평균 CPI 상승률+3%다.
기금위는 내년 목표초과수익률로 현행 0.22%p보다 0.2%p 낮춘 0.20%p로 설정했다. 기금위는 “국내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을 고려했다”며 “초과 수익률과 총 위험 간 균형적인 운용을 유도해야 한다는 논의 결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