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NCR, 2016년에 도입…신평사 3사, 회사 분석 시 구NCR 여전히 참고
자본硏 올초 보고서에서 “대형 증권사 바젤 방식 규제해야” 제언도
14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3분기 연결기준으로 하나증권(151.7%), 미래에셋증권(151.8%), 신한투자증권(153.0%), 한국투자증권(159.6%)의 구NCR 비율이 150%대로 집계됐다. 미래에셋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2분기에 각각 147.9%, 148.5%로 150%를 밑돌았지만 이번에 수치가 개선됐다.
NCR는 금융투자회사의 재무건전성지표로 지난 1997년에 도입된 이후 2016년 현재 신NCR로 불리는 순자본비율로 개편했다. 구NCR은 손실발생 가능금액에 해당하는 총위험액보다 단기간 내 동원할 수 있는 영업용순자본 더 많아야 한다는 기준을 삼았다. 그러다보니 M&A, IB 등 영업활동을 제약한다는 지적이 일었다. 투자나 영업을 확장할 경우 NCR 수치를 유지하고자 고금리 후순위채 발행이 관행됐다는 것이다.
신NCR는 업무 업무단위별로 필요한 자기자본 기준을 적용해 증권사들의 숨통을 트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최근 경기 침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으로 증권사들의 건전성 관리가 중시되면서 구NCR 기준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국내 3사 신용평가(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나이스신용평가)는 신용등급 방법론에 구NCR를 평가 항목으로 포함하고 있다. 자체 판단 기준을 설정할 때 구NCR과 신NCR 모두 고려한다. 신NCR의 산출 방식이 대형 증권사에 유리하게 구성돼 있어 과거 지표인 NCR를 여전히 주요 지표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수 년 전부터 NCR 개편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본부장은 2019년 연말 세미나에서 “대형사는 신NCR 도입 이후 크게 상승한 순자본비율을 기반으로 위험 투자를 크게 확대했다”면서 “신NCR 도입을 통한 금융당국의 정책 의도가 상당 수준 달성했기 때문에 리스크 확대에서 관리 강화로 경영 기조를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9월말 수치 뿐만 아니라 최근 1년 전부터 일부사는 구NCR 기준치인 150% 근처에 있다”며 “(건전성 관리를 위해) 증권사들은 신평사들도 평가 항목으로 보고 있는 구NCR (옛 감독 기준 기준치) 150%를 맞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올 초 보고서에서 초대형 IB 증권사에는 바젤 방식의 자기자본 규제를, 중소형 증권사에는 규모와 기능별로 위험투자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각각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실장은 “원칙대로 위험이 있는 곳에 위험에 비례해서 위험액을 산정하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 같다”며 “NCR 제도 개선을 검토할 필요성은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에서도 증권업계 NCR 제도 개편을 고심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금융당국 역시 NCR 제도 개선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다만 최근 업황 부진 속에 규제 강화를 당장 시행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분위기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금 당장 NCR 제도 개편에 대해 언급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