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지수, 저점 대비 20% 오르며 약세장 탈출
지표에 대한 시장 해석에 증시 향방 달려
긴축 한파 본격화 경고음 나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이날 워싱턴 D.C에 있는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을 낮추기에 충분한 억제 수준에 접근함에 따라 금리 인상 속도를 완화하는 것이 타당하다”면서 “그 속도를 늦출 시기는 이르면 12월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파월은 이어 “경제 연착륙은 아직 달성할 수 있지만, 그 길이 좁아지고 있다”면서 “현시점에서 속도를 늦추는 것이 인플레이션과 성장 둔화로 인한 경제 위험의 균형을 맞추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파월의 발언에 시장은 안도했다. 이미 시장에서도 연준이 이달 13~14일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75%포인트(p)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 대신 빅스텝(0.5%p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었지만 최근 연준 고위 인사들의 잇따른 매파 발언에 시장의 경계감이 커진 상태였었다.
파월이 시장의 관측을 확신으로 바꾸면서 그 안도감은 곧바로 증시에 반영됐다. 11월 마지막 거래일인 이날 뉴욕증시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2.18% 급등했다. S&P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3.09%, 4.41% 뛰었다. 특히 대형주 중심의 다우지수는 이날 9월 30일 기록한 최근 저점 대비 20% 넘게 오르면서 약세장 탈출에 성공했다.
특히 이날 기준으로 다우지수와 S&P500지수 모두 2021년 8월 이후 처음으로 2개월 연속 월간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12월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도 덩달아 커지게 됐다. 다우지수는 10월에 1976년 1월 이후 가장 큰 월간 상승폭인 14%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5.67% 뛰었다. 나스닥도 지난달 4% 넘게 올라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으로 두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다우지수 상승세가 올해 마지막 달 ‘산타랠리’를 기대할 수 있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인플레이션이 고점을 지났고,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선다면 시장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포트피트캐피털그룹의 댄 아이 매니저는 “시장의 시선이 내년 1분기로 이동하면서 인플레이션은 올해처럼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며 “우리는 물가 상승 사이클의 끝에 훨씬 더 가까워졌으며, 이는 주식에 순풍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건은 앞으로 발표되는 경제지표를 시장이 어떻게 해석하느냐다. 이날 상무부가 발표한 올해 3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율 2.9%로 속보치(2.6%)는 물론 시장 전망치(2.7%)를 웃돌았다.
미국의 올해 1분기와 2분기 GDP 성장률은 각각 마이너스(-) 1.6%, -0.6%로 역성장했다는 점에서 3분기는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최근 지표에서는 연준의 긴축에 따른 한파가 본격화하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연준이 이날 공개한 경기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은 “연말에 가까워질수록 미국 경제가 더 커진 불확실성에 놓이게 됐다”며 “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이 경제활동에 계속해서 부담을 줬다”고 진단했다. 특히 주택 수요의 급감과 함께 기술과 금융, 부동산 부문에서 산발적인 정리해고가 보고되고 있다고 베이지북은 짚었다.
이날 발표된 ADP 전미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11월 미국 민간고용은 12만7000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돼 10월(23만9000명) 대비 거의 반 토막 났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긴축에 그동안 과열됐던 미국 노동시장이 식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투자자들은 당장 2일 발표되는 미국 노동부의 11월 고용보고서와 13일 공개되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주목하고 있다. 고용과 물가는 연준 통화정책의 주요 판단 근거 지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