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가상자산 투자자는 느끼지 못하는 ‘투자자 보호’

입력 2022-12-0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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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의 싸움은 어차피 그들만의 리그에요. 어차피 피해는 투자자들만 보는데, 이게 정말 투자자 보호인지 의문이 듭니다”

2일 집회에 나서는 한 위믹스 투자자가 한 말이다. 약 100명, 자신들이 피해를 본 일련의 과정이 그저 답답하기만 한 이들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기습적인 한파에도 거리로 나설 예정이다.

사실 올해 가상자산 시장은 계속 한파였다. 지난 5월 테라·루나 사태를 시작으로 글로벌 거래소 FTX 파산, 위믹스 상폐까지 부정적인 이슈는 연이어 발생했다. 크립토 겨울은 길고 메서웠다.

문제가 된 테라·루나, FTX, 위믹스는 그 규모가 컸다. 더욱이 테라·루나를 만든 권도형은 한국인이었고, FTX를 올해 가장 많이 방문한 국가는 한국이었으며, 위믹스 거래의 90% 이상이 국내 거래였기 때문에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피해는 더 컸다.

문제는 매번 사태가 벌어질 때마다 피해를 입는 것은 소위 개미라고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라는 점이다. 이들은 부족한 정보로 인해 대부분 한발 느리게 대처할 수밖에 없다. 피해 보상에서도 기업에 직접 투자한 투자자보다 후순위로 밀려나기 일쑤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때마다 가장 많이 들리는 구호 중 하나는 ‘투자자 보호’다. 가장 최근인 위믹스 상폐 때도 위메이드 측과 닥사 측이 각자의 명분으로 내세운 것은 ‘투자자 보호’였다. 한쪽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서 “상장 폐지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고, 한쪽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상장폐지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결론은 상장폐지였다. 5000억 원에 가까웠던 시가총액은 1000억 원 대로 급감했고, ‘보호’받을 줄 알았던 투자자가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았다. 그렇다고 반대의 결정이 나왔어도 ‘투자자 보호’가 이뤄졌을 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물론 모든 투자자 보호 행위가 무의미하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정작 그들이 보호하겠다던 투자자들이 스스로 보호 받는다고 느끼지 못하는 현실을 직시했으면 싶다. 투자자 보호의 최우선 순위는 항상 ‘투자자’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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