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으로 단기적으로 우선순위 바뀔 수 있어”
대만, 미국 무기 납품 지연에 우려 표명
미국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월 이후 우크라이나에 수십억 달러 수준의 무기를 지원함에 따라 대만에 판매하기로 한 무기를 보내는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에 미 의회와 행정부는 중국이 대만을 침략할 가능성에 대비해 대만을 무장시키려는 미국의 ‘고슴도치 전략’에도 문제가 생길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미 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대만에 미국이 미납한 무기 규모는 187억 달러(약 25조262억 원)다. 지난해 12월 140억 달러였던 것에 비해 47억 달러가 늘었다.
대만에 공급이 안 된 무기에는 2015년 12월에 주문된 대전차미사일 재블린 208대, 지대공미사일 스팅어 215대 등이 포함됐다. 또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와 곡사포 등도 아직 납품이 안 됐다.
이들 무기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공급하는 것과 같은 종류다.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는 이번 달 보고서에서 “미국이 현재 보유한 무기와 군수품을 우크라이나에 보냄에 따라 이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악화로 차질이 빚어진 대만에 대한 무기 수출이 더 늦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으로 공급망이 무너지며 방산업체들의 생산이 지연된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무기 납품 지연 문제를 더 심화한 셈이다.
더그 부시 미 육군 수석 인수관도 “우크라이나 전쟁이 대만 무기 공급이 밀린 주요 원인은 아니지만 단기적으로 우선순위에는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대만에서는 무기 조달 지연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왕신룽 대만 군비국 부부장은 지난달 “대만은 미국에 주문한 무기들이 예정대로 전달할 것을 요청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 지원과 대만 무기 공급은 별개라는 입장이다.
미 의회 관계자는 대함미사일 하푼은 2026년 이후, F-16 전투기 66대는 2025년 전후로 납품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