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대해고’ 한파…아마존, ‘사상 최대’ 1만명 감원

입력 2022-11-15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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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 규모, 전체 직원의 3% 해당
팬데믹 기간 실적 호조 속 인력 2배 늘려
올해는 경기침체 우려 속 어닝쇼크
정리해고, MS·메타 등 업계 전반으로 확산세

올해 초만 하더라도 미국기업 경영진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대퇴직’이나 ‘조용한 퇴직’이었다. 그러나 경기침체 불안이 고조되고 사업 환경이 악화하면서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구조조정 칼을 빼 들기 시작했다. 아마존이 이르면 이번 주 직원 1만 명을 해고할 계획이라고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해고 대상은 아마존이 자랑하던 인공지능(AI) 비서 알렉사를 포함한 장비 부서와 리테일, 인사 부서에 속한 직원들이다. 해고 규모는 아마존 전체 직원의 약 3%에 해당한다.

아마존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기간 소비자와 기업 고객을 모두 늘리며 어닝서프라이즈 행진을 이어갔다. 외출이 어려워진 소비자들은 아마존 온라인 쇼핑에 집중했고 원격회의가 잦아진 기업들은 아마존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사용했다. 급성장에 아마존은 2년 만에 인력을 두 배로 늘렸다.

하지만 올해 들어선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속에 수요가 둔화하면서 어닝쇼크를 맞았다. 2분기 매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7.2%로 20여 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고 3분기 증가율은 14.7%로 반등했지만, 시장 전망치는 밑돌았다. 게다가 아마존은 4분기 매출 증가율 전망치를 역대 4분기 기준 가장 저조한 2~8%로 제시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부추겼다.

브라이언 올사브스키 아마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분기 실적 발표 당시 “우크라이나 전쟁과 에너지 위기 문제로 유럽 경제 사정이 더 악화했다”며 “특정 사업군에서의 고용을 일시 중단하고 제품과 서비스를 정리하는 것을 포함해 허리띠를 졸라매는 조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여파에 주가는 급락했고 시가총액은 1조 달러(약 1330조 원)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주에는 전 세계 상장사 중 처음으로 시총이 1조 달러 증발한 기업이라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아마존이 대량 해고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4월부터 9월 사이 8만 명 가까운 직원을 내보냈다. 처분 대상은 주로 시간제 인력들이었다. 10월에는 전 세계에서 1만 명 이상을 채용하려 했던 리테일 부문 계획을 중단하기도 했다.

다른 빅테크 기업들도 정리해고 중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인수한 트위터는 이달에만 직원 절반을 내보냈다. 지난주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는 전체 직원의 13%에 달하는 1만1000명을 해고한다고 발표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달 1000명 가까운 직원을 해고한 것으로 전해졌고, 구글 모기업 알파벳의 경우 최근 실적 발표 자리에서 채용 속도를 늦추겠다고 밝혔다.

최근엔 대량해고가 스타트업을 포함해 기술업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인력감축 추적 사이트 레이오프에 따르면 이달에만 △세일즈포스 1000명 △스트라이프 1000명 △리프트 700명 △레드핀 850명 △오픈도어 550명 △젠데스크 350명 등이 해고됐다.

NYT는 “중요한 연말 쇼핑시즌에 대규모로 인력을 감축하는 것은 글로벌 경기침체 불안이 얼마나 크게 기업을 압박하는지를 보여준다”며 “불안정한 경제는 빅테크 전반에 걸쳐 정리해고를 촉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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