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만에 5% 돌파한 CP금리 천장이 없다…“더 더 오를 것”

입력 2022-11-10 09:28 수정 2022-11-10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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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LP역할 증권사, 유동성 부족에 되레 매각…“실제 CP금리 최소 50bp 더 높다”
채안펀드 되레 발목 “당국 신속하고 과감한 지원” 목소리도…부동산시장 진정도 관건

▲출처=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 홈페이지
▲출처=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 홈페이지

“더 더 오를 것이다.”

10일 기업어음(CP) 금리 향방을 묻는 질문에 대한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반응이다.

앞서 전날(9일) 금융투자협회가 고시하는 CP91일물 금리는 전일대비 4bp 상승한 5.02%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월14일(5.17%) 이후 13년10개월만에 최고치다. 레고랜드 이슈와 맞물려 9월22일 2bp 상승을 시작으로 무려 33거래일 연속 오르고 있는 중이다. 같은기간 상승폭은 189bp에 달한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자산유동화기업어음(PF ABCP)의 준거금리가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최근 6거래일연속 횡보하고 있는 모습과도 딴판이다. 이에 따라 CP와 CD금리간 격차도 105bp까지 벌어져 2020년 4월9일(105bp) 이후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는 우선 증권사에 유동성이 말랐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한 채권시장 참여자는 “크레딧시장의 제일 큰 손이면서 시장 LP(Liquidity Provider, 유동성 공급자) 역할을 하는게 증권사인데 증권사 유동성이 아직 정상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증권사들이 예전 같으면 담보로 쓰고 운용했을 A1 등급CP마저 매물로 내놓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CP금리는 금투협 고시금리보다 최소 50bp에서 150bp 가량 더 높다는 진단도 나왔다. 실제 이날 A1등급 CP인 우리카드 전단 12월만기물이 5.50%에, 국민카드 CP 2023년 3월만기물이 6.39%에 호가되고 있는 중이다.

또다른 채권시장 참여자는 “지금 공시되는 CP금리는 신뢰도가 떨어진다. 마치 매일매일 오버 100~150bp 팔자를 내도 거래가 잘 안되는 여전채나 회사채가 당일 민평종가에 반영이 거의 안되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1차에 이어 2차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를 가동할 예정이지만 이 또한 되레 시장발목을 잡고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앞선 또다른 채권시장 참여자는 “외부수혈이 없으면 시장유동성이 힘든 상황이다. 채안펀드에서 매수해주지 않으면 자체적으로 수요를 일으키기 어렵다”면서도 “채안펀드에 은행이나 보험사, 대형증권사들이 자금 충원을 해야하는 상황이다. 이 또한 유통시장에서 (CP) 매수여력을 없애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의 더 과감하고 신속한 지원이 없다면 이같은 상황이 좀처럼 개선되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채권시장의 한 참여자는 “저희회사만 해도 지원은 받기는 했는데 충분하지 않다. 현재 자산을 매각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당국에서 더 신속하고 과감한 지원을 해줘야 풀릴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채권시장 참여자는 “일단 연말까지 대부분 운용사나 기관들이 가급적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상황이라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라며 “내년은 돼야 할 것이다. 채안펀드나 지금 발표되는 PF 관련 대책들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보는 상황을 보고나서야 진정되지 않을까 싶다”고 예상했다. 또다른 채권시장 참여자는 “CP가 크레딧쪽이나 부동산쪽이다. 이쪽에 딱히 (해결될만한) 뭐가 보이지 않는다. 부동산시장도 좀 진정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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