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직원 절반 해고 통보
도지코인 도입, 유료화 암시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대규모 정리해고 등 논란의 경영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가상자산 결제 도입 가능성과 함께 ‘웹3’가 탄력받고 있다. 지난해 “웹3.0은 실체가 없는 마케팅 용어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던 머스크의 발언과 비교되는 지점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트위터를 440억 달러에 인수하는 계약 체결을 마무리한 이후로 연일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지난 4일 (현지시간) 비용 절감을 이유로 전 직원의 절반가량의 3700명에 달하는 임직원에게 이메일로 갑작스레 해고를 통보했고, 1일에는 트위터가 도지코인을 지불수단으로 활용한다는 걸 암시하듯 트위터 로고가 새겨진 옷을 입은 시바견 사진 한 장을 게시했다. 그의 사진 한 장에 도지코인 시세는 한때 120%까지 오르며 급등했다.
트위터는 본래 전형적인 웹2 플랫폼이다. 이전의 웹 1과 달리 상호 의사소통이 일어나며, 트위터 사용자는 콘텐츠 생산자인 동시에 소비자로 역할을 한다. 다만 사용자가 생산한 데이터를 거대 플랫폼이 보유하고, 플랫폼은 이를 기반으로 광고 비즈니스를 행한다.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는 대표적인 웹3 비판론자였다. 그는 오늘날 웹2의 대안으로 탈중앙화와 분권화를 이야기하는 웹3를 두고 “당신(인터넷 이용자들)은 웹3를 소유하고 있지 않다. VC와 그들에게 돈을 대는 투자자(LP)들이 가지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웹3가 명분으로 내세우는 탈중앙화가 허울뿐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상황은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면서 달라졌다.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 플랫폼 내에 도지코인 등 가상화폐 도입을 암시하고, 사용자에게 콘텐츠 생산에 대한 대가를 지급하겠다는 계획을 내세웠다. 또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는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에 5억 달러를 투자했다. 머스크가 지난 5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13D 서류에는 바이낸스가 5억 달러를 투자했다고 명시됐다. 13D 서류는 기업 지분을 5% 이상 인수할 때 SEC에 알려야 하는 서류다.
2일 창펑 자오 바이낸스 CEO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웹 서밋 컨퍼런스에 참석해 “머스크의 계획이 정확히 무엇인지 예측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트위터가 웹3 확산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암호 화폐 및 블록체인 기술의 사용과 채택을 확대하기 위해 소셜미디어와 웹3를 하나로 통합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머스크의 경영 행보에 반대한 일부 트위터 사용자들의 이탈 역시 웹3 저변을 넓히고 있다. 트위터를 떠난 일부 사용자들이 탈중앙화 SNS인 ‘마스토돈’으로 옮기면서다. 마스토돈은 트위터와 사용 형태가 유사하면서도, 기존 SNS와 달리 중앙 서버 대신 인스턴스’로 불리는 여러 서버가 모여 커뮤니티를 구성하는 분산형 SNS이다. 무료로 이용 가능하며 광고도 없다.
한편 웹3 흐름은 트위터와 무관하게 타 플랫폼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메타는 최근 인스타그램에서 NFT 민팅 및 구매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른바 ‘NFT 툴킷’이다. 아직은 미국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지만, 향후 서비스 국가를 넓힐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