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해외직접구매액(해외직구액)이 해외직접판매액(역직구액)의 2.5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소비자들이 한국의 판매자로부터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전자상거래 수출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1일 통계청의 ‘온라인쇼핑동향’과 ‘온라인쇼핑 해외직접 판매 및 구매 동향’ 자료를 분석한 결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전자상거래 규모는 증가했지만 국경 간 전자상거래(해외직구·역직구) 규모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국경 간 전자상거래는 서로 다른 나라에 있는 소비자와 판매자가 국경을 넘어 인터넷 등 전자적 플랫폼을 통해 유통단계를 거치지 않고 직접 물품을 거래하는 것을 말한다. 국내 소비자가 해외판매자로부터 직접 구매하는 ‘해외직구’와 해외소비자가 국내 판매자로부터 직접 구매하는 ‘역직구’로 나뉜다.
전경련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99조7000억 원으로 2019년 상반기(64조6000억 원)와 비교해 54.3% 증가했다. 반면 해외직구와 역직구를 합한 국경 간 전자상거래액(B2C 부문) 규모는 2019년 상반기 4조4000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3조7000억 원으로 15.9% 감소했다.
코로나19 이후 전자상거래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국경 간 전자상거래 거래 규모가 감소한 것은 역직구 규모가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해외직구액은 2조7000억 원으로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상반기(1조8000억 원)보다 50% 증가했다. 반면 올해 상반기 역직구액은 1조1000억 원으로 2019년 상반기(2조 6000억 원)보다 57.7% 감소했다.
2016년 상반기 처음으로 역직구액(수출)이 해외직구액(수입)을 역전한 이후 국경 간 전자상거래는 꾸준히 흑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상반기 들어 5년 만에 직구가 역직구를 재역전하며 국경 간 전자상거래는 적자로 돌아섰다. 3개 반기 연속 격차가 벌어지며 올해 상반기에는 직구 규모가 2조7000억 원으로 역직구 1조1000억 원의 2.5배에 달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우리나라 역직구의 69.8%가 중국으로부터 이루어질 만큼 역직구의 중국 비중은 절대적이다. 중국 소비자의 한국 직구는 꾸준히 증가하다가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온라인 면세점 위축 등으로 인해 2020년 하반기부터 감소했다. 그 결과 올해 상반기 중국의 한국 역직구는 7479억 원으로 2019년 상반기(2조1990억 원)에서 65.9% 급감했다.
국내 소비자가 해외 판매자에게 직접 구매하는 해외직구는 코로나19 이후에도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해외직구 비중이 39.9%에 달하는 미국에서의 직구는 2019년 상반기 8681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1조 665억 원으로 22.9% 증가했다. 중국(101.4%), 유럽연합(46.2%) 등 같은 기간 한국 소비자의 다른 지역에서의 직구도 모두 증가했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전 세계적으로 전자상거래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해외직구는 증가하고 있는 것과 달리 해외 소비자들에 의한 역직구는 오히려 줄고 있다”며 “해외 소비자들이 한국의 판매자에게 쉽게 접근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하여 해외소비자의 수요를 끌어오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유 본부장은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 선점을 위해 목록통관 수출이 가능한 세관 확대, 아세안 국가 등 잠재 소비자가 많은 인접국과 통관절차 간소화 협의 등 전자상거래 수출 지원정책이 필요하다”며 “전자상거래 수출 지원 정책 수립을 위해 전자상거래 수출입 데이터 개방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