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하는 탄소중립 산업 핵심 기술·개발(R&D) 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총 사업비만 9400억여 원에 달해 산업 현장에 효율을 높일 전망이다. 다만 당장 내년도 국회 예산안부터 포함돼야 한다는 과제가 남았다.
31일 산업부는 "국가연구개발 사업평가 총괄위원회에서 총 사업비 9352억 원 규모의 탄소중립 산업 핵심 R&D 사업의 예타가 통과됐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철강 2097억 원, 석유화학 1858억 원, 시멘트 2826억 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2751억 원 규모로 국비만 6947억 원이 예정됐다. 사업 기간은 내년부터 2030년까지로 총 7년이다.
지난해 9월 예타 신청이 이뤄졌고 지난해 10월 기술성 평가를 진행된 후 이번에 예타를 통과했다. 주요 사업 내용으로는 업종별로 탄소중립 공정의 기술개발과 실증 지원이다. 기술개발의 난도가 높지만, 성공 시 파급효과가 커서 정부 지원이 필요한 기술을 중심으로 선별했다.
구체적으로 철강 업종은 탄소를 직접 감축하는 기술과 함께 영구적으론 탄소 배출이 없는 공정으로 전환하는 수소 환원 제철 기술을 개발한다. 하이브리드 연·원료형 제철 기술에 399억 원, 철 스크랩 다량 투입이 가능한 2차 연소 기반 하이퍼 전로 기술에 917억 원 등이 투자된다.
석유화학 업종에는 직접 가열방식의 전기로 기술개발 등 나프타 열분해 공정 혁신기술에 524억 원, 석유화학 부생가스 메탄 전환기술에 1334억 원이 편성됐다. 90% 이상 탄소가 공정 과정에서 배출되는 시멘트 업종은 확대 적용기술 1389억 원, 유연탄 감소와 폐합성수지 사용량 증대 기술 1437억 원 등이 투입된다.
이외에도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종의 기술로 저온난화 가스를 활용하는 공정 가스 대체 기술에 2351억 원이 투자된다. 이를 최적화하기 위한 공정 효율화 기술에도 220억 원이 편성됐다.
이번 사업이 예타를 통과하면서 탄소중립 사업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다만 당장 내년부터 사업 계획이 진행되는 만큼, 국회에서 심사 예정인 내년도 예산안에 포함이 될지가 최대 과제로 남았다. 예타가 10월에 이뤄졌기에, 지난 8월 제출된 기획재정부의 정부 예산안엔 포함되지 않은 상태다.
이와 관련해 산업부 관계자는 "국회 차원에서 반영될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며 "사전에 국회에 설명 중이다. 필요하고 지원하겠다는 의견이 많다"고 설명했다.
황수성 산업혁신성장실장은 "이번 예타는 산업부문 탄소중립 기술개발의 첫 번째 대형 예타 사업"이라며 "국회와 적극적으로 협력해 예타에 반영된 예산이 차질없이 반영되도록 하는 한편, 기술개발과 실증을 연계해 개발된 기술이 산업 현장에 즉시 적용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