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일주일에 18시간 미만으로 일한 단기 근로자가 4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비정규직 시간제 근로자만 28만 명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취업자가 70만 명 이상 늘었지만, '양질의 일자리'라고 볼 수 없는 비정규직 단기 근로자도 많이 증가한 것이다.
30일 이투데이가 통계청의 국가통계포털(KOSIS)과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9월 일주일에 18시간 미만으로 일한 단기 근로자 중 시간제 근로자는 220만6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8만9000명(15.0%) 늘었다. 시간제 근로자는 동일 업무를 수행하며 일하는 시간이 1시간이라도 짧은 근로자로, 평소 일주일에 36시간 미만 일하기로 정해져 있는 근로자다.
이달 14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주 18시간 미만 단기 근무 근로자는 251만 명으로, 1년 전보다 13.7%(30만7000명) 증가했다. 이는 1982년 통계 작성 이후 40년 만에 최대치다. 반면, 비교적 안정된 일자리로 분류되는 주 36시간 이상 일하는 근로자는 1년 전보다 41.3%(870만1000명)이나 감소했다.
이에 대해 통계청은 청년층의 단기 일자리가 늘어난 데다가 지난달 조사 기간에 추석 대체 공휴일(9월 12일)이 포함돼 취업 시간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달 주 18시간 미만 일한 근로자 중 '연(휴)가, 공휴일'로 인해 단기 근로를 했다는 응답은 12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6만2000명(95.3%) 증가했다.
산업별로 보면, 18시간 미만 단기 시간제 근로자가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산업은 1년 전보다 6만 명(22.9%) 늘어난 교육서비스업(32만2000명)이었다. 교육 서비스업에는 초·중·고 교육기관을 비롯해 교습학원 등이 포함된다. 코로나 사태로 타격을 입었지만, 최근 거리두기 완화로 인력 수요가 커진 숙박 및 음식점업(26만7000명)에서도 1년 전보다 5만4000명(25.3%) 증가했다.
단시간 근로자는 주로 정부의 재정이 투입되는 공공형 일자리에서도 많이 증가했다. 18시간 미만 단기 근로자 중 가장 규모가 컸던 산업은 정부의 공공 일자리가 포진한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으로, 1년 전보다 9.4%(5만3000명) 늘어난 61만3000명을 기록했다. 마찬가지로 정부의 공공 일자리가 많은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의 종사자도 19만4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2%(1만8000명) 증가했다.
연령별로 보면, 단기 시간제 근로자는 60대 이상 고령층에서 가장 많았다. 이는 보건이나 공공행정 등 노인 공공 일자리가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단기 시간제 근로자 중 60대 이상 단기 시간제 근로자는 1년 새 9.3%(9만4000명) 늘어난 총 109만6000명으로, 전체 단기 시간제 근로자의 49.6%에 달한다. 단기 시간제 근로자 중 20대 청년층도 36만 명으로, 1년 전보다 13.2%(4만2000명) 증가했다.
이 18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이 2000~2021년 사이에 데이터가 있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핵심 노동지표를 분석한 결과, 시간제 일자리는 2000년 7.0%에서 지난해 16.1%로 많이 늘어났다. 특히 전체 시간제 근로자 중 비자발적 시간제 근로자는 지난해 40.1%로, OECD 평균(21.0%)을 넘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