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한파’로 3분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어닝쇼크를 기록하면서 증권가의 목표주가 하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7일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1.39% 감소한 10조8520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시장 기대치 11조4305억 원을 5.1% 가량 하회하는 수치다.
특히 삼성전자 실적의 70%를 차지하는 반도체 부문의 타격이 컸다. 반도체 사업부의 3분기 영업이익은 5조1200억 원으로 전분기(9조9800억 원) 대비 48.7% 줄었다.
SK하이닉스도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조655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3%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전날 공시했다.
증권가에선 SK하이닉스에 대한 목표주가 하향세가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대신증권은 기존 12만4000원에서 9만200원으로 낮췄다. 유진투자증권은 기존 9만9400원에서 8만2500원으로, 한화투자증권은 11만7000원에서 11만 원으로 하향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수요가 예상보다 더욱 빠르고 강하게 위축됨에 따라 (SK하이닉스의) 4분기 적자 전환은 불가피하다”며 "가격 하락에도 고객들의 구매는 회복되기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 (SK하이닉스는) 4분기 1130억 원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이 예상된다”며 “더욱 늘어난 재고로 칩 평균판매단가(ASP)의 추가 하락을 피하기 어렵고 재고평가손실 규모도 더 늘어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목표가를 높여 잡은 곳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IBK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10만 원에서 12만 원으로 높였다.
김운호 연구원은 "D램 수요 부진을 예상하고 있지만 공급업체들의 공급 제한으로 가격 하락 기간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주가는 추가 하락 폭보다 상승 폭이 더 클 구간이고, 단기 반등 모멘텀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3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하회하면서 증권사들의 목표가 하향이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직까지 본격적인 하향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은 가운데 유진투자증권은 기존 7만5000원에서 7만2000원으로 낮춰 잡았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요 둔화와 급격한 재고 조정으로 반도체의 실적 변동성은 예상 범위를 벗어나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41% 감소한 6조4000억 원으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이어 “엔비디아, 마이크론에 이어 AMD, 삼성전자까지 반도체 주요 업체들의 실적이 급격히 둔화 중”이라며 “심지어 올해 글로벌 메모리 비트 출하는 전년비 마이너스라는 초유의 상황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