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먼저 이 구상이 추진된 배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전력, 전기 및 전기자동차(EV, Electric vehicle)에 사용되는 중요한 광물의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이 구상을 준비해왔다. 그러나 현재 배터리 제조를 위해 필요한 리튬, 흑연, 니켈 등 핵심 광물과 원료는 대부분이 중국과 러시아 등 해외에서 생산되고 있다. 그리고 중국은 이러한 원료와 투입물 공급망의 상당 부분을 통제하고 있다. 즉, 신뢰할 수 없는 해외 공급망에 대한 높은 의존도와 채굴, 가공 및 재활용 부문에서 미국의 역량 부족은 배터리와 전기자동차 산업 발전에 큰 장애물이 될 수 있다. 게다가 미국의 동맹국들도 현재 청정에너지 분야에 전력을 공급하는 데 필요한 광물 및 배터리 원료를 충분히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
이 구상의 목적은 기후 목표 달성을 지원하기 위해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중요한 광물 및 원료를 원활하게 확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를 통해 미국은 중요 광물과 배터리 산업의 자립을 지원하고 국방 및 안보를 강화하며, 배터리 공급망 전반에서 고임금 일자리를 창출하고 미국 가정의 자동차 관련 비용을 낮추려고 한다. 구체적으로는 제조업체가 기존 설비를 재정비하여 중요 광물의 추출, 가공 및 재활용 역량을 확충하도록 지원한다. 나아가 탄소 배출 제로를 위한 시설, 장비, 차량 등을 배치할 수 있도록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이 골자이다. 그래서 바이든 행정부는 이번 프로젝트가 중국을 포함한 해외 국가들에 대한 공급 의존도를 줄이고, 나아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녹색에너지 혁명의 구심점 역할을 수행하기를 기대한다.
이 구상은 미국의 자동차 산업이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전기자동차로 전환하기 위한 광범위한 노력의 일환이기도 하다. 전기자동차는 대기 오염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이고 눈에 띄는 기술 중 하나이다. 미국은 2030년에 판매되는 신차의 절반을 전기차로 만들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세웠다. 아울러 2035년까지 연방정부에서 사용하는 60만 대의 자동차와 트럭을 전기차로 교체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미국의 도로에 전기차 충전기를 추가로 설치하고 관리하기 위해 주 및 지방정부에 50억 달러를 지원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러한 경제 및 산업 정책과 획기적인 입법 성과 덕분에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EV 판매는 세 배로 증가했다.
이러한 시장 변화는 EV 배터리에 사용되는 중요한 광물에 대한 수요를 크게 증가시키고 있다. 생산설비를 확충하고 기술투자를 지원하여 원료 가격을 낮추면, 배터리 성능은 향상되고 가격은 하락한다. 배터리 가격이 낮아지면 전기자동차를 더 저렴하게 만들 수 있고, 이는 소비자 판매가격의 인하를 가져온다. 국제청정운송협의회(International Council on Clean Transportation)가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의 배터리 팩 가격은 2018년 1만1500달러에서 2025년 8000달러로 30% 이상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 생산 비용의 감소는 전기자동차 산업에 유례없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구상은 미국이 광물 공급망에서 직면한 다양한 도전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분명한 척도이다.
이번 구상과 함께 배터리 제조를 위한 광물 원료 확보를 돕기 위해 70억 달러를 투자하는 초당적 인프라 법안(Bipartisan Infrastructure Law)과 중국이 통제하는 희토류 공급망의 재구축을 위한 국방물자생산법(Defense Production Act)은 지속 가능하고 안전하며 탄력적인 광물자원 공급망 구축을 위한 삼각 지원 체계라 할 수 있다. 이번 이니셔티브가 차질없이 이행되면 미국은 광물 원료 공급망에서 동맹국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발전시키고, 환경과 노동 관련 국제 표준을 정립하며, 탄력적인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