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인구가 지난해 처음으로 감소하며 이미 정점을 기록한 가운데, 가구는 1인 가구 증가 등의 영향으로 2039년까지 늘어난 뒤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됐다. 고령화 또한 가속화되면서 2050년엔 독거 노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20%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됐다.
통계청은 20일 발표한 '2020~2050년 장래가구 추계(시도편)'에서 총가구 수는 2020년 2073만1000가구에서 2039년 2387만 가구까지 증가한 후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앞서 우리나라의 총인구가 2020년 5182만9000명에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로 돌아선 점을 고려하면, 인구보다 가구 수 정점이 19년 후에 오는 셈이다. 지난 7월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일 기준 총인구는 5173만8000명으로 전년 대비 0.2%(9만1000명) 감소했다. 인구가 감소한 것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실시한 1949년 센서스 집계 이후 처음이다.
총인구보다 총가구가 뒤늦게 정점을 기록하는 배경에는 가구 분화로 인해 1인 가구가 증가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1인 가구는 2020면 647만7000가구에서 2050년에는 905만4000가구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전체 가구 중 1인가구 비중은 같은 기간 31.2%에서 39.6%로 8.4%포인트(p) 증가한다.
통계청 관계자는 "인구는 감소하지만, 가구의 경우엔 1인 가구가 늘어나는 등 가구 분화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가구 또한 어느 정도 계속 늘어나다가 정점 이후로는 인구 감소의 영향을 받아 줄어드는 모습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1인 가구는 2045년 915만6000가구로 정점을 기록한 후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총가구 수의 정점은 지난 2019년 통계청이 실시한 장래가구 특별 추계에 비해 시계열이 1년 더 앞당겨졌다. 앞서 특별 추계에서는 가구 수의 정점이 2040년에 올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해 통계청 관계자는 "큰 차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아무래도 가구 추계가 인구 변화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인구 감소의 영향이 정점을 당기는 것과 연결이 돼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시도별로 가구 수의 정점도 달랐다. 서울은 2020년 395만3000가구에서 늘어나 2029년 412만6000가구를 정점으로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경기는 2020년 503만4000가구에서 증가해 2044년 670만2000가구를 정점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서울의 집값 상승과 인구의 수도권 분산 등으로 서울의 가구 수는 다른 시도에 비해 빠르게 정점을 찍지만, 경기는 서울 등 다른 지역에서의 인구 유입이 계속돼 증가세가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