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장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가 한국의 외환 위기 가능성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의 외환보유고가 충분하고, 경상수지도 건전하다는 이유에서다.
허장 IMF 이사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진행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동행 취재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한국의 외환위기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허 이사는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으로 근무하다가 2020년 11월 IMF 상임이사로 부임했다.
허 이사는 한국의 외환보유고도 충분한 수준이라고 봤다. 그는 "IMF는 오히려 한국이 외환보유고를 너무 많이 쌓는다고 지적하는 편"이라며 "이렇게 외환보유고가 충분한 나라가 한국 말고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거와 달리 정부 뿐 아니라 민간이 가지고 있는 외환도 상당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8월 적자로 전환한 경상수지에 대해서도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고 자신했다. 그는 "한국은 연간 경상수지 적자가 나지 않을 것이다. 경상 적자가 (월간으로) 약간 나더라도 굉장히 건전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허 이사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으로 국가 부도 가능성을 계산하면 0.9% 수준"이라며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부도 확률이 11%까지 올라갔던 것을 고려하면 너무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경제에 내부적인 금융 불안정성, 가계부채 등 불균형이 있지만, 가계부채는 대부분 신용도가 높은 사람들이 많이 갖고 있어 충분히 갚을 수 있다고 본다"며 "IMF가 한국 경제에 대해 위험하게 보는 부분은 별로 없지만, 굳이 본다면 노동시장 유연성, 가계부채, 부동산 시장 정도"라고 말했다.
다만 허 이사는 "사실 한국이 가장 노력해야 할 것은 고령화 문제"라며 "고령화가 되면 사회적으로 모든 게 처진다. 근로 문화도 엉망이 되고 활력(Vitality)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외국인들을 받아들이고, 남북문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