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보다 0.2%포인트(p) 낮은 2.7%로 하향 조정했다. 고환율ㆍ고물가 지속, 러시아 가스공급 중단, 중국 부동산 문제 악화 등이 세계 경기 하방 위험을 키운다는 게 그 이유다.
IMF는 각국이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관리에 중점을 두고 통화ㆍ재정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IMF가 11일 발표한 '10월 세계경제전망(WEP)'에 따르면 내년도 세계 경제성장률은 2.7%로 전망됐다. 올해 7월 IMF가 예측한 전망치(2.9%)보다 0.2%p 하락한 것이다.
IMF는 "전세계 33%의 국가가 2분기 연속 국내총생산(GDP) 감소를 경험하고 있고, 통화긴축에 따른 강달러(고환율) 지속, 식품ㆍ에너지 추가 충격 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장기화 등으로 경기 하방위험이 커지면서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한국을 포함한 선진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러시아 가스공급 중단과 글로벌 통화 긴축 여파로 종전 1.4%에서 1.1%로 0.3%p 하향 조정했다. 한국의 성장률은 종전 전망치보다 0.1%p 감소한 2.0%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신흥국의 경우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9%에서 3.7%로 0.2%p 낮췄다.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정책과 부동산 경기침체, 인도의 예상보다 낮은 GDP, 신흥국 부채 취약성 등이 경기 하향 요인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IMF는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전망치와 같은 3.7%로 유지했다.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는 종전 2.3%에서 2.6%로 0.3%p 상향 조정했다.
올해와 내년 세계 물가 상승률에 대해서는 각각 7.8%, 6.5%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종전 전망치보다 각각 0.5%p, 0.8%p 상승한 것이다. 한국의 경우 기존 전망치보다 각각 1.5%p, 1.3%p 상승한 5.5%(올해), 3.8%(내년)의 물가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IMF는 세계 각국이 인플레이션 관리를 최우선 과제로 통화ㆍ재정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IMF는 "실업증가 등을 감수하고서라도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강력하고 일관된 긴축 통화정책을 추진하고, 인플레이션 완화를 위해 재정적자 축소, 중기 재정건전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정책에 대해서는 고환율 대응이 어려운 경우 일시적인 외환시장 개입 등을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이밖에도 어린이돌봄, 근로세액공제 등을 통한 경제활력 제고, 기후대응을 위한 최저탄소가격 설정, 친환경에너지ㆍ인프라 투자 등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