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이달 10% 빠진 것과 대조
“비트코인이 명목화폐보다 변동성 덜한 특이한 시기”
향후 4년 내 6만8000달러 선 회복 전망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격적 긴축에 돌입하면서 글로벌 자산시장이 녹아내리고 있다. 세계 경기침체 우려가 증폭돼 증시부터 원자재까지 모든 자산의 투매 현상이 벌어지면서다. 시장 발작이 계속되는 가운데 비트코인이 유일하게 폭락장을 비껴갔다. 비트코인의 ‘나 홀로’ 선방에 가상자산 가격이 바닥을 쳤다는 기대도 커져간다.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24시간 전보다 6%가량 오르며 2만373.27달러를 찍었다. 비트코인 가격이 2만 달러 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 18일 이후 10일 만에 처음이다. 이날 가상자산(가상화폐)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도 4.78% 상승한 1388.21달러까지 올랐다.
특히 비트코인 가격은 시장 상황이 매우 안 좋았던 최근 7일간 6.5% 뛰었다. 이는 미국증시 나스닥지수가 이달 들어 10% 빠지고 다우지수는 전날 약세장에 진입한 것과 대조된다. 올해 들어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 하락하기 시작한 글로벌 증시는 지난주 연준이 세 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은 이후 급락했다.
달러를 제외한 모든 통화 가치 역시 바닥을 모른 채 추락하고 있다. 달러 대비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지난 7일간 5.6% 하락해 주요국 통화 중 가장 부진했다. 같은 기간 유로화 낙폭도 3.9%에 달했다.
시장 분석 기업 노스먼트레이더 설립자인 스벤 헨리치는 “비트코인 가격이 명목화폐보다 변동성이 덜한 역사적으로 독특한 시기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비트코인 선방은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불가능한 일로 보였다. 연준의 긴축 사이클 진입 예고로 위험자산인 비트코인은 증시와 함께 무너졌다. 최근 가격 회복에도 비트코인 시가총액은 올 들어 60%가량 증발한 상태다.
그러나 모든 자산이 무너져내리는 시기에 비트코인이 나 홀로 선전하자 바닥을 쳤다는 분석이 시장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달러가 초강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나온 반등세라 더 주목된다. 통상 비트코인은 기준통화인 달러와 반대로 움직인다. 강달러가 비트코인 상승에 부정적으로 여겨지는 이유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ICE달러지수는 현재 20년 만의 최고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루노의 비제이 아야르 부사장은 “달러지수가 최고점에 가까워졌고 이는 비트코인의 바닥을 의미할 수 있다”며 “이것이 비트코인이 급등한 이유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표적 비트코인 옹호론자인 마이클 세일러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이 향후 4년 내 작년 11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인 6만8000달러 선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비트코인의 잠재적 바닥을 추정하기 위해 움직임을 보고 있고 2만 달러 선이 안정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일러 CEO는 “개인적으로도 약 1만7732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며 “2년 전 약 9500달러 가격에 매입했다”고 전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전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에서 지난 19일까지 약 한 달간 301개의 비트코인을 추가 구입해 총보유량을 13만 개로 늘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