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면과 초코파이 등 주요 가공 식품 가격이 오늘부터 줄줄이 인상되며 서민들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높아진다. 원부자재 가격 급등과 환율 상승에 수익성이 악화됨에 따라 주요 식품 업체들이 가격을 올렸기 때문이다.
농심은 15일부터 라면과 스낵 주요 제품의 출고가격을 각각 평균 11.3%, 5.7% 인상하기로 했다. 이 회사의 라면 가격 조정은 1년 만이다. 지난해 8월 주요 라면 가격을 평균 6.8% 올렸다. 당시 신라면은 7.6%, 안성탕면은 6.1%, 육개장사발면은 4.4%씩 비싸졌다. 이어 올해 3월에는 스낵 22종의 출고 가격을 평균 6% 인상했다. 주요 제품의 인상폭은 출고가격 기준 꿀꽈배기, 포스틱, 양파깡 등이 6.3%, 새우깡 7.2%다.
이번에 인상되는 품목은 라면 26개, 스낵 23개 브랜드로 인상폭은 출고가격 기준으로 신라면 10.9%, 너구리 9.9%, 새우깡 6.7%, 꿀꽈배기 5.9%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에서 봉지당 평균 736원에 판매되고 있는 신라면의 가격은 약 820원으로, 새우깡의 가격은 1100원에서 약 1180원으로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리온도 이날부터 전체 60개 생산제품 중 파이, 스낵, 비스킷 등 16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15.8% 인상하기로 했다. 주요 제품별 인상률은 초코파이 12.4%, 포카칩 12.3%, 꼬북칩 11.7%, 예감 25.0%다. 다만 오징어땅콩, 다이제, 고래밥, 닥터유 에너지바·단백질바, 마이구미 등 44개 제품의 가격은 인상하지 않기로 했다. 오리온은 향후 원부자재 가격 및 에너지 비용이 하향 안정화될 경우에는 제품의 양을 늘리거나 제품 가격을 인하할 계획이다.
이 업체의 가격 인상은 지난 2013년 이후 9년 만이다. 회사 관계자는 “효율경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적극적인 원가절감 활동을 펼치면서, 제품의 양은 늘리고 전 품목의 가격을 동결해왔지만, 지난해부터 유지류와 당류, 감자류 등 주요 원재료 가격이 8월 기준 전년 대비 최대 70% 이상 올랐고, 제품생산 시 사용하는 에너지 비용도 90% 이상 상승하는 등 원가 압박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내달 1일에는 팔도가 평균 9.8%의 가격 인상에 나선다. 주요 제품 인상폭은 공급가 기준 팔도비빔면 9.8%, 왕뚜껑 11.0%, 틈새라면빨계떡 9.9% 등이다. 유통점에 따라 실제 판매가격은 다를 수 있다. 팔도 관계자는 “원부자재와 물류비,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제조 원가 압박이 심화됐다”며 “소비자 물가 영향을 고려해 인상폭을 최소화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식품업체의 가격 인상 원인으로는 원부자재 오름세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꼽힌다. 미국 시카고 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소맥 선물가격은 2020년 톤 당 평균 202달러에서 올 상반기 365달러로 올랐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팜유 현물가격은 톤당 627달러에서 1554달러로 치솟으며 가격 인상을 압박하고 있다.
최근 무섭게 오르는 환율도 가격 인상 요인이다. 전날(14일) 원달러 환율이 1390원을 돌파해 전 거래일보다 17.3원 오른(원화 가치는 내린) 1390.9원에 마감됐다. 종가 기준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3월 30일(1391.5원) 이후 가장 높다. 이날 환율은 장중 1395.5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환율 상승은 대부분의 원가를 수입에 의존하는 식품업체들의 원가 부담으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