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9월 13~16일) 국내 증시는 인플레이션과 달러값의 추세에 따라 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국 통화정책과 유가 등에서 인플레 둔화 흐름에 대한 단서를 찾아야 할 때다. 오는 20~21일(현지시간) 열릴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13일 발표하는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정돼 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둔화한다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과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분위기는 시장 편이 아니다.
다수의 연준 고위 인사가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4%에 가까운 수준까지 올릴 필요성을 시사했다는 점에서 연준은 올해 남은 3번의 FOMC 정례회의에서 총 1.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기준금리는 2.25∼2.5% 수준이다. 남은 회의마다 0.5%포인트씩 올리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인플레이션 억제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초기에 선제적으로 대폭 인상한 뒤 이후 인상폭을 줄이는 방안이 더욱 유력하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지난 7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 수가 31만5000개 증가했다는 고용보고서 발표도 자이언트 스텝의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노동시장이 여전히 강하다는 점에서 큰 폭의 금리인상 여지가 있는 셈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CPI가 우호적으로 나오더라도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 포인트 금리인상)과 ‘빅스텝’(한 번에 0.5%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세력 사이에 힘겨루기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한다.
치솟는 달러값도 시장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추락하는 원홧값은 외국인 이탈 요인이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국 달러화 강세 및 글로벌 경기침체 논란 등으로 향후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수준까지 상승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며 “과거와 달리 원·달러 환율 상승이 수출개선 효과는 미미한 가운데 원자재 수입 증가 등으로 무역적자가 크게 확대되는 등 한국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치솟는 달러가 신흥국을 디폴트로 내몰 경우 시장에도 적잖은 충격이 우려된다. 현재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 협상을 진행 중인 스리랑카나 파키스탄의 외환보유액은 전년말 대비 각각 42.1%, 43.9% 감소했다. 박수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취약 신흥국의 연쇄적인 디폴트가 우려된다” 면서 “당장 큰 영향은 없겠지만, 디폴트가 확산한다면 금융시장에서 위험 선호가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