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자동차보험료 인하 압박이 본격적으로 가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5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는 이유에서다. 손해보험업계는 올해 상반기에 이어 추가적으로 보험료를 인하하게 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은 '상반기 자동차보험 사업실적 및 감독방향' 자료를 내고 올해 상반기 손해율은 77.1%로 전년 동기(79.4%) 대비 2.3%포인트(p) 하락해 2017년(77.8%)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사고율 감소 등으로 손해액이 감소(755억 원)하고, 가입대수 증가 등으로 보험료 수입도 증가(3612억 원)한 데 주로 기인했다"고 분석했다.
올해 상반기 영업손익은 6264억 원 흑자로 전년 동기(4137억 원) 대비 큰 폭(51.4%, 2127억 원) 증가했다. 금감원은 전년에 이어 흑자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그 규모면에서는 상반기 기준 최고 실적 시현했다고 강조했다.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은 대형사(삼성·현대·DB·KB)가 약 85%수준으로 정체돼 있는 가운데, 중소형사는 최근 들어 시장점유율이 계속 감소하고 있다. 반면 캐롯 등 온라인사가 약진하는 상황으로 나타났다.
대형사 점유율은 2020년 상반기 84.2%에서 2021년 상반기 84.7%, 2022년 상반기 84.8%로 집계됐다.
금감원은 엔데믹 이후, 자동차 운행량 증가로 사고율이 크게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사고율이 감소하는 등 손해율(77.1%)이 큰 폭의 영업이익을 낸 전년 동기(79.4%)보다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최근 수도권 집중호우로 인한 손보사의 손해액은 재보험 가입에 따라 약 400억 원에 불과하고, 총 피해액의 28.2% 수준으로 손해율 0.2%p(연간기준) 상승 효과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또한 도로교통법 개정 등 최근의 법규환경 강화로 인한 사고율 하락 추세 등을 감안시 자동차 손해율 안정화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손보사의 보험료 인하 여력을 면밀히 점검하고, 손해율 등 영업실적에 부합하는 보험료 조정을 유도해 국민들의 자동차보험료 부담이 최소화 되도록 감독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추가적인 자동차보험료 인하 압박을 가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손보업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손보사들은 이미 올 상반기에 자동차보험료를 4년 만에 1%대 수준으로 인하한 적이 있어 하반기에 추가로 인하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는 시장경제 자율화를 외치고 있는데, 실적 호조를 이유로 보험료 인하를 압박하는 건 정부 기조와 맞지 않다"고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