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에 민감한 메모리반도체 업체들 피해 클 수도
최근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잇따라 우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미국 반도체 회사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엔비디아, 인텔, 어드밴스드마이크로디바이시스(AMD)는 수출 주문량 감소를 경고했다.
수요 둔화 전망은 아시아 반도체 강자들도 움츠러들게 하고 있다. 한국 삼성과 SK하이닉스가 투자 지출 축소 계획을 밝혔고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도 비슷한 움직임을 시사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반도체업계 최대의 호황 주기 중 하나가 끝날 것으로 내다봤다. 가트너는 지난달 27일 보고서에서 올해 반도체업계 매출 증가율 전망치를 14%에서 7.4%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에는 2.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메모리반도체 제조업체의 피해는 특히 우려되는 지점이다. 메모리반도체는 5000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시장에서 세계 경제 상황에 가장 많이 좌우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내년 D램 수요 비트그로스(비트 단위 출하량 증가) 증가율을 8.3%로 예상했다. 역대 최소 증가 폭이다. 또 공급은 14.1%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나티시스SA의 앨리샤 가르시아 헤레로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수요는 줄고, 재고가 쌓이면 아시아 반도체업계는 이익 감소에 직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과 SK하이닉스 등 메모리반도체 수출이 핵심인 한국은 이에 더 취약하다. 삼성과 SK하이닉스는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3분의 2를 점유하고 있다. 반도체업계 전망이 나빠지자 올해 들어 삼성의 주가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무역 거래 상황이 이미 악화되고 있다는 징후도 나타나고 있다. 7월 한국의 정보기술 산업 수출 규모는 메모리반도체 수출이 줄면서 약 2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6월에는 반도체 재고가 6년여 만에 가장 빠르게 늘었다.
헤레로는 “기술 수출에 경제를 의존하는 아시아에 현재 추세는 매우 중요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