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꾸준히 강세를 보이던 방산주들이 미·중 갈등 격화 조짐에 다시 상승랠리를 펼치고 있다. 글로벌 군비 경쟁이 강화하면서 국내 방산업체들의 수혜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항공우주·한화에어로스페이스·LIG넥스원·한화시스템·현대로템·한화 등 6대 방산주들은 최근 보름새 주가가 가파르게 올랐다.
6대 방산주는 미국 권력 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소식이 알려진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3일까지 평균 21%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37% 주가가 뛰었다. 이어 현대로템(26%), 한국항공우주(18%), LIG넥스원(17%), 한화(17%), 한화시스템(11%) 등이 뒤를 이었다.
연초부터 불거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냉전시대에 대량 공급된 무기체계의 급속한 퇴출을 유도하는 계기가 됐다. 실제 폴란드 정부는 한국산 무기를 대거 사들이기로 하면서 한국항공우주(FA-50), 현대로템(K2전차), 한화에어로스페이스(K-9 자주포 생산 한화디펜스 지분 100% 소유)의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는 데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한화그룹의 방산 계열사 재편도 주가를 끌어올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00% 자회사인 한화디펜스를 흡수합병하고, 한화 방산부문을 분할 후 인수할 방침이다. 이에 따른 재원마련과 사업재정비를 위해 한화정밀기계, 한화파워시스템, 한화상업설비 상하이 등을 한화에 등에 매각할 예정이다.
한국항공우주의 평균 목표주가는 연초 3만9000원에서 6만3429원으로 63% 상향조정됐다. LIG넥스원은 7만4750원에서 11만4000원으로 53% 올랐다. 이밖에 현대로템과 한화가 19%,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16% 상향조정됐다.
김도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냉전시대에 제작된 무기체계들에 대한 교체수요가 촉발되면서 방위산업 시장의 질적인 성장이 전망된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