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유행 조짐이 심상치 않습니다. 22일 신규 확진자 수는 6만 8000여 명으로 4주 전보다 10배 가까이 증가했는데요. 방역당국은 BA.5나 BA.2.75(일명 켄타우로스) 등 면역회피 특성이 강한 오미크론 하위 변이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BA.2.75는 전파력과 면역 회피력이 ‘세계 최강’인 것으로 유명하죠.
하지만 현재까지 확인된 국내 BA.2.75 확진자는 단 3명뿐. 이마저도 21일 확인된 신규 확진자를 포함한 숫자인데요. 그럼 코로나19 확진자는 왜 폭증한 것일까요? 확산세에 변이 바이러스가 미치는 영향력은 생각보다 크지 않은 것일까요.
실제 변이 감염을 확인하는 방식을 보면 방역당국이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세를 파악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현재 변이 분석은 코로나19 확진자 중 극히 일부(1~2%)를 대상으로 진행합니다. ‘확진자 전수 조사’가 아닌 셈인데요.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검체 중 일부를 무작위로 추출해 변이 여부를 분석합니다.
게다가 변이 분석은 PCR 검사를 중심으로 진행되다 보니 동네 병원 등에서 신속항원검사(RAT)를 받은 사람은 제외됩니다. 이는 다시 말하면 활동량이 많아 변이 바이러스 확진 가능성이 큰 청장년층이 변이 검사 대상이 아니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60세 미만은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선별진료소에서 PCR 검사를 받을 수 없어서 대부분 RAT를 받기 때문입니다.
결국 변이 바이러스 분석 자체를 너무 적게 하는 게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급증한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극히 일부만 변이 분석을 하니 변이 바이러스가 감시망에 걸리지 않는 ‘사각지대’가 생겼다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질병청은 “무작위 표본 추출에 의한 전장유전체 기반 변이 분석은 확진 후 검체 도착까지 길게는 10일, 이후 분석에 5∼7일이 소요된다”며 “이번에도 지자체에서 확진된 검체를 확인하고 도착하는데 7일, 분석에도 7일이 걸려 총 2주가량이 소요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즉 변이 확인까지 시간이 소요되니 그동안 변이 바이러스가 지역사회에 퍼졌더라도 파악이 쉽지 않은 상황인 것이죠.
문제는 BA.2.75는 전파력이나 면역 회피력이 국내서 사실상 우세종이 된 BA.5보다도 강한하다는 사실입니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현재 빠르게 확산 중입니다. 당장 변이 확산세가 수치로 확인되지 않더라도 긴장을 늦추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코로나19 6차 대유행의 기로에 선 현재, 아무쪼록 모두가 별 탈 없이 넘어가야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