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진' 중기부 산하기관 인력·임금격차...능력만으론 못 오를 '승진사다리'

입력 2022-07-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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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개 중기부 산하 기관 여성직원 비율 34%…공공기관 전체 평균 40% 넘어
기술보증기금 임금 남여 2605만원 차이…"한국 사회 전반의 구조적 문제"

여성 임원이 적은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공공기관은 남녀 직원의 성비 차이와 임금 격차도 큰 것으로 드러났다. 윤석열 정부가 여성가족부 공약을 앞세운 ‘양성평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중기부 산하기관 기관들의 성별 임금 차별은 심각한 수준에 직면했다.

20일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 알리오의 중기부 산하 공공기관 직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11개 기관의 평균 여성 직원 비율은 34%로 전체 공공기관의 평균 여성 직원 비율의 40.1%를 크게 밑돌았다. 특히 여성 임원이 한 명도 없는 한국벤처투자와 신용보증재단중앙회의 여성 직원 비율은 각각 28%, 29%로 11개 중기부 산하 기관 중 가장 낮은 수준에 속했다. 중기부 산하 기관 중 여성 직원 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기술보증기금으로 21%였다.

이들 기관은 남녀 평균 임금 격차와 근속 연수에서도 차이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기보의 남녀 직원 평균 임금 격차는 2605만 원으로 중기부 산하 기관 중 차이가 가장 컸다. 평균 근속 연수도 남녀 각각 19.3년, 9년으로 중기부 산하 기관 중 가장 차이가 많이 났다.

기보 다음으로 남녀 임금 격차가 큰 기관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다. 중진공 직원의 남녀 평균 임금 격차는 2342만 원으로, 이를 백분율로 따지면 36%이다. 2020년 여성가족부가 조사·발표한 공공기관 전체 평균 남녀 임금 격차인 27.8%를 상회한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남녀 직원 근속 연수는 각각 14.6년, 11.16년으로 3.4개월가량 차이가 났다. 신용보증재단의 직원 근속 연수는 각각 9.3년, 5.83년으로 약 3.4개월 차이가 났다. 이는 중소기업 산하 기관 중 두번째로 많이 차이 나는 수치다.

한편, 신용보증재단중앙회와 한국벤처투자의 남녀 임금 격차는 각각 1540만 원, 1290만 원으로 조사됐다. 최근 중기부가 중소·벤처 업계의 ESG 경영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만큼, 정작 산하 기관의 사회적 영향력 문제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중기부가 최근 마련한 ‘ESG 벤처투자 실사 체크리스트’의 다양성 항목에는 ‘전체 직원 중 여성과 장애인의 비율’을 묻는 질문이 있다. 물론 남녀 임금 격차와 근속 연수 차이 등은 한국 사회 전반에 자리한 성차별과 가부장적 사회 구조와 연결돼있다.

이승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박사는 “여성의 대표성 문제는 한국 사회 전반이 가진 구조적 문제”라면서 “어느 한 업계나 부처만 격차가 크다고 지적하기에는 여성의 승진 사다리, 육아·출산 등 다양한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있다”고 지적했다.

이 박사는 “복합적인 문제인 만큼 뚜렷한 해법을 제시하기가 어렵다”면서 “특히 중소기업계는 기업 규모가 작아서 여성 직원의 직급 등을 분석하기 어려워, 기업 내 여성의 대표성 관련 연구·조사는 100인 이상 큰 기업 위주로 이뤄지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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