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진희 더블엔씨 대표 “기프티콘 중고거래 넘어 소비 플랫폼 키울것”

입력 2022-07-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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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기프티콘 거래 플랫폼 ‘니콘내콘’
6조 원 시장으로 커진 e쿠폰…사기 피해 ↑
C2B2C 모델로 개인 간 거래 문제 해결
“실생활서 소비 플랫폼으로 성장시킬 것”

▲10일 서울 강남 본사에서 진행된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박진희 더블엔씨 대표가 니콘내콘 AI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심민규 기자 wildboar@)
▲10일 서울 강남 본사에서 진행된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박진희 더블엔씨 대표가 니콘내콘 AI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심민규 기자 wildboar@)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소비 방식이 뉴노멀로 자리 잡으면서 바코드 형식의 상품권인 e쿠폰이 6조 원대 시장으로 성장했다. 2018년 2조 원대 수준이었던 시장이 4년 만에 3배가량 증가했다. 시장이 커지면서 자연스레 선물 받은 기프티콘을 사고파는 2차 거래도 활발해졌다.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식음료 쿠폰, 백화점이나 편의점 금액형 상품권 등이 올라와 활발히 거래된다. 일부 이용객에게는 기프티콘을 팔면 현금화를 할 수 있고, 구매하면 저렴한 가격에 거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짠테크’ 방법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문제는 기프티콘 관련 매물을 통해 사기 거래가 성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고 매물로 이미 사용 완료된 쿠폰을 올린다거나, 판매자가 바코드를 보내주기로 해놓고 연락 두절 됐다는 등의 사기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박진희 더블엔씨 대표도 치킨 기프티콘을 30% 저렴하게 중고로 구매하는 지인의 모습을 보고, 기프티콘 중고 거래 시장이 사기 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을 포착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박 대표는 기프티콘 전문 거래 플랫폼 ‘니콘내콘’을 2017년 2월 국내 최초로 출시했다.

박진희 더블엔씨 대표는 4일 서울 강남 본사에서 진행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중고 거래는 개인 정보 노출 문제와 사기 피해도 있다 보니 거꾸로 중간에 매입해서 재판매하면 안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며 “사용하지 않고 사라지는 기프티콘과 고객들의 다양한 소비 니즈를 위해 기술과 데이터를 통해 해결하고자 니콘내콘을 출시했다”고 서비스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개인 간 거래에서 발생하는 각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 중간에 플랫폼이 들어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펼치겠다는 것이다.

(사진제공=더블엔씨)
(사진제공=더블엔씨)

더블엔씨가 운영하는 니콘내콘은 직접 고객들의 기프티콘을 직접 사들여 검수 및 중개를 통해 이를 다시 재판매하는 거래 환경을 제공한다. 기존 중고거래 플랫폼의 C2C(Customer to Customer) 모델에서 개인 사이에 기업이 낀 C2B2C(Consumer to Business to Consumer) 모델을 기반으로 한 니콘내콘은 안전한 기프티콘 거래를 돕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안 쓰는 기프티콘을 니콘내콘이 AI 검수를 통해 70~80% 가격으로 매입한다. 이후 검수 및 서비스비를 제외하고 정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플랫폼 고객에게 파는 구조다. 파는 고객은 현금화, 사는 고객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니콘내콘은 e쿠폰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과 함께 꾸준히 커지고 있다. 서비스 출시 이후 누적 거래액은 1020억 이상, 연 평균 160% 이상의 성장률을 보였다. 이런 배경에는 박진희 대표의 ‘삼세판 인생론’이 있었다. 박 대표는 연세대 경영학 학사, 파리정치대 경제학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공기업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원으로 내로라하는 경력을 가지고 더블엔씨를 창업했지만, 그 과정에선 2번의 실패와 3번의 도전이 있었다.

박 대표는 “KDI에서 나와 미술품 관련된 조그마한 카페 사업을 하다 수익이 나오지 않아 실패했다”며 “그 이후 숏폼 커뮤니티 플랫폼 스타트업 ‘글루비’를 창업해 미국회사에 투자도 받았지만 마켓 핏이 맞지 않아 사업을 접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운이 좋게도 니콘내콘 확실한 수익구조로 창업 초기 비교적 좋은 성과를 이루게 돼 지금까지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2번의 실패로 더블엔씨는 투자에만 집중하는 여타 스타트업과 달리 수익에 신경쓰며 안정적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창업 이후 2020년까지 적자 없이 영업이익을 끌어냈다. 박 대표는 “스타트업 중에 투자를 받고 매각되고 상장하는 확률이 정말 낮다”며 “결국 스타트업도 먹고 살고 하는 건데 연 매출 10억 원이라도 올리자는 비즈니스 모델로 1년 반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사업 확장이라는 욕심 대신 흑자 운영을 할 수 있는 내실에 초점을 맞췄다.

▲10일 서울 강남 본사에서 진행된 이투데이와의 인터뷰 후 박진희 더블엔씨 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심민규 기자 wildboar@)
▲10일 서울 강남 본사에서 진행된 이투데이와의 인터뷰 후 박진희 더블엔씨 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심민규 기자 wildboar@)

내실을 다진 니콘내콘은 본격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박 대표는 개인 간 기프티콘 중고거래 서비스를 넘어 실생활에 필요한 소비 플랫폼으로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소비 트렌트 변화에 따른 B2B 브랜드 입점 상품 확대와 마이데이터 사업자 취득을 통해 합리적인 소비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발전하겠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올해 하반기 마이데이터를 통해 소비 정보를 분석하고 합리적 소비를 할 수 있게끔 제공할 것”이라며 “소비자들은 아직도 일상에서 누릴 수 있는 혜택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있어 이를 알려주고 연결해주는 서비스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커피 상품권으로 대표되던 기프티콘은 금액형 상품권, 서비스 이용(구독)권, 숙박권 등 다양한 형태로 확장하고 있다. 주고 받는 기프티콘이 하나의 경제 생태계로 도약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 생태계에서 무궁무진한 성장 가능성을 꿈꾸는 니콘내콘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심기자의 ‘N행시’
‘N행시 짓기’는 단순히 언어 나열이지만, 이를 통해 사람의 유머와 순발력 그리고 통찰력까지 알 수 있는 언어의 요리다. 기자는 지금까지 인터뷰를 통해 수많은 사람의 N행시를 들어왔다. 그들의 N행시를 소개한다.

※박진희 더블엔씨 대표의 4행시

니- 니가

콘- (기프티)콘을 팔면

내- 내가

콘- 콘을 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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