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순환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다”
“쓰레기도 돈이다, 재활용도 놀이다” 수퍼빈 홈페이지 첫 화면에는 이 문구가 큼지막하게 쓰여 있다. 더럽고, 귀찮게 여기는 쓰레기를 돈으로 바꾸고, 그 재활용의 과정을 하나의 거부감 없는 놀이로 인식하게 하려는 슈퍼빈의 경영 철학이 담겨 있다. 그러나 수퍼빈의 경영 철학은 가볍지만은 않다. 김정빈 수퍼빈 대표의 빅피처는 ‘쓰레기=돈, 재활용=놀이’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달 말 경기도 판교 수퍼빈 사무실에서 만난 김 대표는 “자원순환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며 “도시 안에서 소각이 되거나 매립되는 폐기물 총량을 줄이려면 자원순환의 총량을 늘려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플라스틱의 종류는 상당이 많다. 지금 우리의 분리수거는 여러 종류의 음식을 한 데 모아 놓은 것과 같은 방식이다. 누구도 사가지 않고, 쓰지 않는다. 모두 소각장 행이다. 분리수거 제도가 없다면 실제 재활용할 수 있게끔 분리 단계를 만들어줘야 하지 않나. 수퍼빈은 폐기물을 특정해 수거하고, 화학회사에 소재를 공급하고, 다시 피드백을 다시 또 딥러닝을 통해 구조화 하면서 자원을 모으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폐기물을 소재화하는 산업은 특정 소재를 대량으로, 지속적으로 흡입하지 않으면 산업이 될 수 없다. 특히 자원순환 사회를 이끌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참여와 폐기물의 분리 선별, 소재가 화학회사로 넘어가기 위한 마지막 전처리 작업, 생산자가 폐기물을 흡수하는 이런 구조가 완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짓고 있는 화성공장이 수퍼빈이 설계하고 꿈꾸는 자원순환경제의 마지막 연결고리라는 설명이다.
자원순환경제의 핵심 중 하나는 이용자들의 참여다. 네프론의 이용률을 높이려면 확실한 동기부여가 필요했다. 김 대표는 “자원순환 소재를 모으려면 매입하기 좋은 형태로 폐기물을 가져오게 동기를 줘야한다. 이용자에게 보상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이 바로 포인트 적립 시스템이다. 현금전환을 요청하면 지급할 수 있게 금융까지 결합해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기존의 폐기물 업체들은 미치지 못했던 영역”이라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우리가 직면한 환경 문제를 해결하려면 도시의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금 전세계가 탄소중립 사회다. 그러나 과학자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지금의 온실가스 상태를 감안하면 인간은 지난 수백년간 있었던 환경 변화를 앞으로 10~20년 안에 급격하게 겪을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빠르게 진행되는 환경 변화의 속도를 조금이라도 늦추기 위해선 도시의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 많은 인구가 공존하기 위해 도시의 폐기물과 자원순환의 인프라가 뭔지 처음부터 고민하고 설계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김 대표의 이런 가치관은 네프론의 형태와도 연결된다. 김 대표의 머릿 속에 네프론의 형태는 한계가 없다. 그는 “도시를 건설할 때부터 건물 혹은 땅 속에 네프론이 들어가 있는, 도시 폐기물을 흡수할 수 있는 어떤 형태든 가능하다. 건물을 처음 설계할 때 각 층에 들어갈 수 있게 설계되는 네프론도 필요하다. 다양한 형태의 네프론을 생각해야 한다. 이제 그런 고민이 필요한 때”라고 덧붙였다.
그는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서도 “새로운 도시에 자원순환구조를 설계할 수 있는 회사, 거기에 필요한 모든 역량을 갖고 있는 회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