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들어 고물가·고환율·고금리가 덮치면서 코스피 시장이 일제히 폭락하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맥없이 주저앉는 등 연중 최저점을 경신하는 모습이다.
이처럼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나 정유·화학 업종에 초점을 맞춰 투자한 반면 개미(개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 투자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외국인들이 많이 판 종목을 개인들이 많이 사들인 점이 두드러졌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6월 들어 이날까지 3조3192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 달 같은 기간(5월 1~15일) 대비 2조 가량 더 판 셈이다. 반면 6월 동안 개인은 4조4945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이 기간 외국인들이 사들인 가장 대표적인 종목은 'SK이노베이션'이다. 외인들의 SK이노베이션 순매수 규모는 2408억 원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이어 △LG이노텍(944억 원) △KT&G(798억 원) △한화솔루션(517억 원)을 샀는데 모두 기후변화 대응과 저탄소 전략 기업으로 꼽힌다.
이에 비해 개인은 같은 기간 불변의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산 것으로 집계됐다. 15일 기준 개인은 삼성전자를 2조4712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SK하이닉스(2731억 원) △삼성전기(2162억 원) △카카오(2013억 원) △카카오페이(1636억 원) △KB금융(1455억 원)이 뒤를 이었다.
이에 대해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가 정유 초강세로 에너지 섹터가 하나의 안전 지대로 각광받고 있다보니 외국인들이 시장 측면에서 일정 부분 편식하는 차원의 대응”이라며 “개인은 시장이 전체적으로 내려앉다보니 그동안 봐온 대표 종목에 대한 학습효과로 본다. 그간 봐온 시세 대비 싸보이기 때문에 저점 매수 참여과정”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외인들이 매도 상위 종목과 개인들의 매수 상위 종목이 겹치는 점이 눈에 띈다. 6월 동안 외인들이 많이 판 종목인 △삼성전자 △카카오페이 △삼성전기 △카카오는 모두 같은 기간 개인들의 순매수 상위 종목에 올랐다.
김 연구원은 개인 투자자들에 대해 글로벌 대외 변수, 연준의 금리 인상 등을 고려해 긴 호흡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 같은 현상을 두고 “우리 시장의 선후 관계를 살펴보면 외인 매도를 통해 가격 하락 압력이 구체화되니까, 개인 매수의 ‘손바뀜’으로 볼 수 있다”며 “실적, 밸류메리트, 안정성과 같은 전략 대응으로 나서야 한다”고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