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의 몸통으로 지목된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구속 갈림길에 섰다.
서울동부지법 신용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5일 오전 10시30분부터 백 전 장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심리했다.
백 전 장관은 오전 10시12분께 법원에 도착했다. 그는 공기업 인사 관련 청와대와 소통한 적 있는지 등 취재진 질문에 “장관 재임시 법이 정한 규정에 따라 했다”며 “영장실질심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백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 초기 산업부 산하 13개 기관장들에게 사직을 강요하는 등 직권을 남용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또 백 전 장관이 산업부 산하기관에 특정 후임 기관장이 임명되도록 부당지원하고, 산하기관이 후임기관장 임명 전 시행한 내부인사를 취소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19일 백 전 장관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뒤 이달 9일 백 전 장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검찰은 백 전 장관의 직접 지시 여부, 청와대 윗선 개입 여부 등을 중점으로 14시간에 걸쳐 고강도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소환조사 후 나흘만에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용, 백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검찰은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 지시가 있었는지를 규명하는 방향으로 수사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윗선 수사는 검찰 조직개편과 정기 인사 이후 본격화 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연장 등을 포함한 구속기간(20일)을 고려하면 백 전 장관 등 기소로 다음달 초 산업부 블랙리스트 수사가 일단락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혐의 소명 부족 등을 이유로 백 전 장관이 구속을 피할 경우 검찰 수사는 동력을 잃을 전망이다.
백 전 장관 구속 여부는 이날 밤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