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일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은 23일 열린 첫 TV 토론회에서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외국어고(외고) 폐지, 학력 격차 등 교육현안을 놓고 날 선 공방을 벌였다. 보수 성향인 박선영·조영달·조전혁 후보는 진보 진영 조희연 후보에 맹공을 퍼부었다.
서울시선거방송토론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울시교육감 선거 후보자 첫법정 토론회를 공직선거법에 따라 여의도 한국방송(KBS)에서 주최했다. 이번 토론회에는 그간 실시된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5% 이상의 지지를 획득한 박선영·조영달·조전혁·조희연 후보 4명만 참석했다.
먼저 자사고와 관련해 박선영 후보는 조희연 후보 자녀들이 외고 출신이라 지적했다. 박 후보는 조희연 후보에게 “(조 후보) 아들 둘은 전부 외국어고를 나오게 해 놓고 졸업하고 나니까 다른 학부모의 진학은 꿈꾸지 못하게 하겠다는 정책을 계속하겠다는 건가”라고 지적했다. 앞서 조희연 후보는 “자사고ㆍ특목고 의제는 초심을 지키겠다”며 폐지 공약을 분명히 했다.
박선영 후보의 이같은 지적에 조희연 후보는 “부족함 점이 있다면 비판을 경청하겠다”면서도 “옳은 길이라면 옳은 교육방향을 지속적으로 추구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자사고 지정 취소 소송에서 서울시교육청이 패소한 사례도 언급됐다. 조전혁 후보는 “조희연 교육감 본인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이미 지나간 평가 기준까지 다시 고치고 마음대로 지정 취소하는 것은 횡포”라며 “자사고·외고를 폐지할 게 아니라 혁신학교에 들어갈 돈을 일반고에 투입해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수 성향 후보들은 외고·자사고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조영달 후보는 “특목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는 정책은 지금 시대에 맞지 않는 하향평준화”라고 강조했다.
보수 성향 후보들은 ‘교육격차’, ‘사교육비' 문제 등에 대해서도 ’조희연 책임론’을 제기했다. 박선영 후보는 “최근 3년간 학생 1인당 사교육비가 이명박 정부 시절의 7.8배, 박근혜 정부 시절의 4.3배로 늘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조희연 후보는 “사교육비가 23조 원까지 증가한 것은 심각하다고 생각한다”며 “질 높은 논술형 수업, 외국어 교육 및 방과 후 수업을 강화해서 보완하겠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이에 대한 대안으로 조영달 후보는 ‘학습컨설팅 및 학년 보충제도, 전문 맞춤형 상담제도’를, 조전혁 후보는 ‘학습도우미 및 일대일 맞춤수업’을, 박선영 후보는 ‘돌봄교육공사’를 제안했다.
조희연 후보의 ‘해직교사 특별채용’ 재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조영달 후보는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대상 1호로 기소됐고 재판 진행 중인 조희연 후보는 만약 처벌받게 된다면 업무에 상당한 지장이 초래될 것이다. 사퇴 용의가 있는가”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조희연 후보는 “저는 억울하게 해직당한 교사를 교권 보호의 차원에서 복직시킨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