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진단키트, 1분기 사상최대 실적 릴레이…2분기에도 이어질까

입력 2022-05-17 16:59 수정 2022-05-17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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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욱 기자 gusdnr8863@)
(조현욱 기자 gusdnr8863@)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 기업들이 올해 1분기 줄줄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전 세계적인 엔데믹(풍토병)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수요가 급감할 것으로 우려되던 K진단키트가 아직은 건재함을 보여준 것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주요 진단키트 기업들이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일부 기업은 1개 분기 만에 지난해 연매출을 단숨에 뛰어넘기도 했다. 백신과 치료제의 보급으로 진단키트의 설 자리가 좁아질 것이란 우려가 불거졌지만, 전파력이 높은 오미크론 변이가 유행하면서 오히려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매출 5051억 원을 기록한 엑세스바이오는 올해 1분기에만 8061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동기 대비 257%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874억 원, 당기순이익은 2855억 원으로 각각 113%, 134% 늘었다.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매출액만 7360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4배 이상 늘었다. 미국에 있는 엑세스바이오는 지난해 4분기부터 시작된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과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자가진단키트 보급 정책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매출의 92%도 미국에서 나왔다.

휴마시스도 1분기에만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섰다. 연결기준 매출은 3264억 원, 영업이익은 2032억 원을 기록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전년동기 대비 각각 1510%, 1605% 증가한 규모다. 당기순이익은 1598억 원으로 1488% 늘었다.

국내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조달청과의 납품 계약은 물론 전국 병·의원의 진단키트 공급이 증가했다. 해외로는 미국과 브라질, 대만 등에 자가진단키트를 납품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코로나19 신속 항원자가검사키트 (STANDARD Q COVID-19 Ag Home Test) (제공=에스디바이오센서)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코로나19 신속 항원자가검사키트 (STANDARD Q COVID-19 Ag Home Test) (제공=에스디바이오센서)

국내 최대 규모의 진단키트 기업으로 성장한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올해 1분기에도 매출 1조 원을 돌파했다. 매출은 1조3884억 원, 영업이익은 6196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17.8%, 6.9% 늘었다. 모두 창사 이래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해 1분기 1조1791억 원의 매출로 분기 매출 1조 원 시대를 연 후 3분기 연속 하락세를 보였지만 올해 다시 반등에 성공했다. 올해 1월 캐나다와 일본에 각각 1387억 원, 729억 원 규모의 공급계약에 이어 2월 미국에 1257억 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맺는 등 대량 수주가 지속된데 힘입은 것이다.

씨젠도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 달성에 성공했다. 매출 4515억 원, 영업이익 1997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28.3%, 3.0% 증가했다.

관건은 2분기 실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스디바이오센서의 2분기 실적 추정치(컨센서스)는 매출 7366억 원, 영업이익 3201억 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각각 5.61%, 18.01% 감소할 것으로 집계됐다. 씨젠의 경우 매출 3046억 원, 영업이익 1351억 원으로 매출은 소폭 늘고 영업이익은 6.31%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진단키트 업체 관계자는 "1분기에는 기대보다 실적이 좋았지만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요가 언제까지나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국제공항 밖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소 광고판이 설치돼 있다. LA/AP연합뉴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국제공항 밖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소 광고판이 설치돼 있다. LA/AP연합뉴스

그러나 코로나19 재유행이란 변수는 여전히 존재한다. 이미 미국에서는 확진자 증가세가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15일 기준 미국의 7일간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는 2주 전보다 60% 증가한 9만423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지역에서는 델타 변이 재확산 때의 정점보다 신규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스텔스 오미크론보다 전파력이 20% 이상 강한 것으로 알려진 BA.2.12.1의 발생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진단키트 기업들도 급격한 실적 감소는 피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휴마시스의 경우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지속할 것으로 보고 진단키트 생산 가동률을 유지할 계획이다. 미국 현지에 대량 생산 시설을 보유한 엑세스바이오는 팬데믹 이후에도 미국에서 진단키트를 판매할 수 있도록 미국 식품의약국(FDA) 정식 승인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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