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시장 기대치를 웃돌면서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긴축 강도가 더욱 강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박성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11일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4월보다 8.3% 상승했다”며 “전월(8.5%)보다 상승 폭은 줄었지만 시장 전망치인 8.1%보다 높았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완화 정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원인은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항목 가격이 높은 수준을 이어갔기 때문”이라며 “근원 물가는 전년 대비 6.2% 상승했다. 지난달 6.5%보다 완화된 수준이지만 월간 상승률은 지난달보다 빨라졌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정점 통과와 완화에 대한 증거를 원했던 금융시장 입장에서는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라며 “근원물가 안정이 기대보다 매우 더딘 속도로 진행될 수 있고, 연준의 긴축 강도가 더욱 거세질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의 인플레이션 지표 결과에 따라 연준의 7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언제든 열려 있다고 본다”며 “인플레이션 완화에 대한 명확한 증거를 얻기 위해선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앞으로의 인플레이션 방향은 상품 항목의 기여도가 줄고, 서비스 항목의 기여도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박 연구원은 “식품·에너지 항목은 불실성이 크지만 극심한 공급 부족을 겪었던 내구재 상품의 가격 안정이 서비스 가격 상승분을 상쇄할 것”이라며 “차량용 반도체 수급, 중국 봉쇄 여부, 미국의 대중국 관세 추가 인하 여부 등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1년간 경험했듯 여전히 예측이 어려운 변수들이 상품과 서비스 수급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어 인플레이션 방향은 불확실성이 크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