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S&P 3.6% 급락 때도 일일 기준 최대치 경신
2020년처럼 급락 후 급반등 기대 심리
기관투자자들은 경기침체 우려에 약세 베팅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반다리서치를 인용해 3월 한 달간 개인투자자들이 280억 달러(약 36조 원) 상당의 미국 상장주식과 상장주식펀드(ETF)를 매수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월간 기준 최대 규모로, 4월에도 244억 달러를 사들이면서 3월 못지않은 구매력을 보였다.
투자자들은 뉴욕증시 벤치마크인 S&P500지수가 3.6% 급락했던 5일에도 당일에만 26억 달러 상당의 주식과 ETF를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일 기준 최대 기록이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S&P지수는 16% 하락하며 거의 100년 만에 최악의 출발을 기록했고 나스닥지수도 지금까지 25% 내렸다. 인플레이션이 41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내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000년 이후 가장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영향이다.
여전히 미국 개미들은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초기 주식시장이 급락한 후 다시 급반등한 기억을 되살려 저가 매수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시 오를 것이라는 투자 심리가 경제 불확실성을 이겨낸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선물시장을 통해 미국 주가지수의 추가 약세에 베팅하는 등 개인투자자들과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2020년 초반 주가가 무려 23거래일 연속 하락했던 때가 있었지만, 그때보다 현재 경기침체 위험이 더 크다는 판단에서다. JP모건체이스에 따르면 올해 기관투자자들은 주식시장에서 1990억 달러어치를 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각에선 개인투자자들의 매수 욕구가 계속해서 유지된다면 증시를 떠받치는 데 도움이 되고 심각한 경기침체 여파도 막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미국 가계에서 1500억 달러 상당의 주식을 매수할 것으로 예측했다.
WSJ는 “지난 2년간 보유 주식과 주택 가격이 상승하면서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더 큰 위험을 감수하는 것을 편안하게 느끼고 있다”며 “팬데믹 시대 경기부양책과 학자금 대출 상환 유예가 이들의 현금 비축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