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 올림픽대로에서 차들 사이를 유유히 걸어가는 모습으로 화제를 모은 여성의 정체가 공개됐다. 현재 이 여성은 가족의 설득 끝에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유튜브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올림픽대로에 출몰한 귀신’이라는 제목으로 왕복 8차선 도로 한복판을 걸어간 여성 A 씨의 영상이 확산했다. 누리꾼들은 “귀신인 줄 알았다”, “너무 위험해 보인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경악했다.
A 씨의 언니는 지난 6일 방송된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궁금한 이야기Y’를 통해 “(영상을 보니) 누가 봐도 내 동생이었다. 동생이 이렇게 위험한 일상을 보낼지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며 “어디까지 걸어갔었다고 말만 들었지, 그렇게 화면으로 본 건 처음이라 손이 떨렸다”고 밝혔다.
그는 A 씨가 올림픽대로를 걷는 이유에 대해서 “아마 (A 씨가) 다니는 교회로 가지 않았나 싶다”며 “신앙 쪽으로 미쳐 있다”고 했다. A 씨의 언니에 따르면 A 씨는 학창 시절 전교 1, 2등을 다툴 정도로 똑똑했지만, 유학을 다녀온 20대 초반부터 조금씩 이상해졌다. 몸 안에 할머니가 있는 것처럼 말을 한다거나, 한밤중 집에서 기도원으로 도망치는 등 신앙에 광적인 집착을 보였다는 것이다.
A 씨의 변화에 온 가족이 애를 먹었지만, 어머니만큼은 달랐다. A 씨의 언니는 “동생이 이상한 소리를 할 때, 누가 봐도 이상한 소리인데 엄마는 ‘신이 하는 소리’라면서 귀를 기울이시더라”며 “엄마가 손을 얹고 ‘마귀야 나가라’면서 기도하셨다”고 말했다.
올림픽대로를 걸어간 이유를 묻자 A 씨는 “저는 면허증이 없어서 위험한 길인지 모르고 흘러 들어갔다”, “저 별로 문제없다. 그냥 그때 미쳤나 보다”, “갑자기 가다가 조폭 같은 무서운 사람들인 줄 알고, 시커먼 사람들이 보였다” 등 혼란스러운 말을 이어갔다.
이날 가족들은 A 씨를 설득해 병원을 찾았다. 정재훈 정신과 전문의는 “초기에 환청과 망상이 주된 증상이었을 것 같은데, 지금은 조현병과 조울증이 함께 있는 상태”라고 진단하며 입원 치료를 권했다. A 씨는 가족들의 응원으로 입원 치료를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