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탄소배출시나리오에 따른 대기정체일 추이 발표
21세기 말 지구온난화로 대기가 정체해 미세먼지가 한반도 내에서 빠져나가지 못하는 경우가 최대 58% 더 발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대기정체는 공기를 이동·확산시키는 바람이 거의 없는 상태로, 미세먼지 농도를 높이는 주원인으로 꼽힌다.
1일 기상청이 발표한 '동아시아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대기정체일 추이 예측' 자료에 따르면 미래 대기정체 발생은 현재 겨울·봄철 대기정체일인 26.2일에 비해, 21세기 전반기(2021~2040년)는 2.3일, 중반기(2041~2060년)는 4.8일, 후반기(2081~2100년)는 15.3일 각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2001~2014년 겨울·봄철 서울지역에서 대기정체가 나타났을 때 약 80%가 ‘나쁨 이상’ 수준의 고농도 미세먼지 현상이 발생했다. 현재 대기정체가 발생하면 평균적으로 약 2.2일간 지속되고 있는 중이다.
특히, 온실가스를 현재와 비슷하거나 더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고탄소 시나리오’ 하에서 21세기 후반기 대기정체는 39.5∼41.5일 발생해 현재 대비 51~58% 증가할 것으로 봤다. 다만, '저탄소'와 ‘중간단계' 시나리오의 경우, 같은 기간 대기정체는 각각 28.1일, 35.3일 발생해 현재 보다 7~35% 증가하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탄소 감축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면 대기정체 발생일이 고탄소 시나리오 대비 최대 13.4일(51%) 줄어들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본 셈이다.
아울러 기상청은 기후변화로 고위도지역의 빠른 기온상승과 북서 계절풍 약화로 인해 대기정체가 더욱 잘 발달하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박광석 기상청장은 “이번 기후변화로 인한 대기정체 전망정보는 미래 환경오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분석정보”라며 “대기환경 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시나리오 기반의 다양한 정보를 발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