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수출 감소세 전환...韓수출 불확실성 커져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액이 반도체와 석유제품의 수출 호조에 힘입어 4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수입액이 에너지, 중간재 수입 급증 여파로 수출액보다 더 많이 늘면서 무역수지가 2개월 연속 적자를 냈다. 전달과 비교해 무역적자 폭이 -25억 달러 이상 더 늘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4월 수출입 동향(잠정치)’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6% 늘어난 576억9000만 달러였다. 4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치다. 우리 수출은 18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 갔고, 14개월 연속으로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유지했다. 올해 1~4월 누계 수출액은 2306억 달러로 사상 첫 2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사태, 중국 내 코로나19 재확산 등 대외 불확실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석유화학·철강·석유제품·컴퓨터·바이오헬스 등이 역대 4월 최고 수출실적을 내면서 전체 수출 증가를 주도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글로벌 공급망 불안 등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과 중간재 수입 증가로 지난달 수입액은 전년보다 18.6% 증가한 603억5000만 달러였다. 원유·가스·석탄 에너지 수입액은 전년대비 70억9000만 달러 증가한 148억1000만 달러였다. 수출 호조로 인한 생산량 증가로 메모리 반도체(42.4%)와 석유제품(34.8%) 등의 중간재 수입액도 급증했다.
이처럼 수입액이 수출액보다 많이 늘면서 지난달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은 26억6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해 2개월째 적자세를 이어갔다. 전달(-1억1500만 달러)과 비교해 적자 폭이 -25억4500만 달러 더 늘었다.
수입액 급증 기조 속에 수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 수출이 감소세로 전환했다. 지난달 대중(對中) 수출액(129억4000만 달러)은 전년보다 3.4% 줄었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하이를 봉쇄하면서 해당 지역의 생산·소비가 위축 된 것이 수출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봉쇄령 여파로 중국이 올해 목표한 5.5%의 성장률 달성은 물 건너 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미국의 금리인상 등도 우리 수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으며, 나아가 우리 경제성장률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악재다. 수출이 저조하고, 수입이 늘어 무역적자 폭이 더 커지면 이는 성장률을 깎아 먹을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0%에서 2.5%로 하향 조정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 공급망 불안 등의 여파로 세계경제 전망이 하향 조정되고 있는 바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부담을 주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도시봉쇄 등이 우리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살펴 경제안보 핵심품목을 중심으로 가격과 수급 안정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무역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신성장 품목 발굴, 신흥시장 진출 등에도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