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측, 靑 한은 총재 발표에 "협의 절차 전혀 없었다...진정성 못느껴"

입력 2022-03-23 15:35 수정 2022-03-23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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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위원 임명 강행 위한 명분 쌓기 아닌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당선인 집무실로 출근하며 장제원 비서실장과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당선인 집무실로 출근하며 장제원 비서실장과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은 23일 청와대의 한국은행 총재 인선과 관련해 "협의 절차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 측의 의견을 반영했다는 청와대의 설명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이에 용산 집무실 이전을 비롯한 신구권력의 갈등은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장제원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은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 앞 프레스 다방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은 총재 인선에 대해 "감사위원 임명 강행을 위한 명분 쌓기 아닌가"라며 "상호 간 협의해야 하지 않나. 그런 절차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윤 당선인 역시 한국은행 총재 인선 소식을 듣고 "장 비서실장이 무슨 추천 했습니까"라며 허허 웃기만 했다고 전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브리핑을 통해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을 지명하며 "자세한 사항은 답하기 곤란하지만, 한국은행 총재직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윤 당선인 측 의견을 들어 내정자를 발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윤 당선인의 최측근인 장 비서실장이 정면 반박에 나선 것이다.

장 실장은 "언론에서 화해의 제스처라고 분석하는데 저는 그렇게 이야기하는 건 동의할 수 없다"며 "정식으로 추천하거나 당선인께 이런 분을 낙점받은 것도 없고 수락 여부를 물어봤을 텐데 그런 것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선의일 수 있지만, 받는 입장에서 선의가 돼야 한다"며 "다 선의라고 이야기할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청와대가 윤 당선인 측과 협의했다고 주장한 이유는 협의 창구인 장 실장이 이 국장에 관해 '좋은 사람'이라고 말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장 실장은 "이 국장이 어떠냐고 (청와대가) 물었고 괜찮은 분이라고 말한 것"이라며 "안 좋은 분이라고 그렇게 말하겠나"라고 의례적인 반응이었음을 강조했다.

아울러 장 실장은 최근 청와대의 태도에 대해서도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상식의 선에서 봤을 때 만나자고 하는 게 진정성이 있는 건지 (모르겠다)"며 "조건 없이 만나자 해놓고 돌아서서 대변인을 시켜서 그거는 안 되는 일이라는 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이어 "차기 정권과 현 정권의 인수인계를 국민 보시기에 아름답게 할 수 있도록 저희를 대해주신다고 하면 만남의 조건이 있겠냐"라며 "일련의 과정들이 참 진정성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벌어지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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