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기아,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을 대표하는 세 회사가 지난해 연구개발(R&D)에 역대 최대 투자를 단행했다. 올해에도 현대차가 5조 원 넘는 투자비를 연구와 제품 개발에 투입하고, 기아와 현대모비스는 3조6000억 원 규모의 설비투자를 단행하는 등 본격적인 전동화 전환과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 대비할 계획이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사업보고서를 종합하면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총 6조1412억 원을 연구개발비로 투자했다. 전년도(2020년) 합산 연구개발비 5조7945억 원보다 5.6% 늘어난 수치다.
3사의 연간 연구개발비가 6조 원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16년 4조7000억 원 수준이던 3사의 연간 연구개발비는 2018년에 처음으로 5조 원을 넘어선 뒤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매출의 2.6%인 3조1001억 원을 연구개발 활동에 투자했다. 기아는 매출의 2.7%에 해당하는 1조8718억 원을, 현대모비스는 2.8%에 달하는 1조1693억 원을 투입했다. 특히 현대모비스의 연구개발비 투자는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2016년부터 10% 내외씩 꾸준한 증가 폭을 유지하던 이 회사의 연구개발비는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에도 5% 가까이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15%나 뛰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2021년을 ‘신성장동력으로의 대전환’이 이뤄지는 해로 선언한 바 있다. 전폭적인 투자 역시 이 목표를 뒷받침하기 위한 차원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새로운 도전과 변화를 통해 친환경, 미래기술, 사업경쟁력 영역에서 성과를 가시화하겠다”며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해 안전하고 혁신적인 모빌리티 기술을 구현해 나가고 신성장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올해에도 현대차그룹은 MECA(모빌리티ㆍ전동화ㆍ커넥티비티ㆍ자율주행)로 대표되는 미래 모빌리티 산업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전폭적인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현대차는 ‘2022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신규 전기차 전용 플랫폼 2종과 새로운 전기차를 개발하고 차세대 배터리 기술도 선점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현대차가 올해 연구와 제품 개발에 배정한 예산은 5조3000억 원에 달한다.
기아와 현대모비스 역시 올해 설비투자에 각각 1조8000억 원 넘는 예산을 책정했다. 이는 신제품 개발, 공장 신ㆍ증설, 보완투자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