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선 회장의 M&A 승부수…현대백화점, 가구·매트리스 기업 '지누스' 인수

입력 2022-03-22 11:37 수정 2022-03-22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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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매트리스 판매 1위 기업 7747억에 사들여…미래성장동력으로 '리빙' 강화해 글로벌ㆍ이커머스 분야로 사업 확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사진제공=현대백화점그룹)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사진제공=현대백화점그룹)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또한번 M&A(인수합병) 승부수를 던졌다.

22일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백화점이 지누스 창업주 이윤재 회장 등이 보유한 지분 30.0%(경영권 포함)를 7747억 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는 현대백화점그룹 역대 최대 규모의 M&A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글로벌 온라인 가구·매트리스 기업 지누스를 인수해 리빙 사업부문에서 국내 최대 토탈 리빙·인테리어 기업을 넘어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퀀텀점프하는 기회를 마련하게 됐다.

현대백화점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지누스 주식 인수 계약체결에 대한 안건을 의결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분 인수와 별도로, 이날 지누스와 인도네시아 제 3공장 설립 및 재무구조 강화를 위해 1200억 원 규모의 신주 인수 계약도 체결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오프라인과 국내 유통 중심의 백화점 사업 영역을 ‘온라인’과 ‘글로벌’ 분야로 확장하고 산업 성숙기 국면인 백화점 사업을 보완할 수 있는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글로벌 온라인 비즈니스 혁신기업인 지누스 인수를 최종 결정했다”며 “그룹 내 리빙 부문과 사업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면서도 성장 가능성이 높아 그룹의 사업 방향성에도 부합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대백화점의 새로운 미래성장동력 확보는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에도 긍정적일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지누스가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와 온라인 유통망을 활용할 경우 향후 그룹 차원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중요한 교두보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누스 창업주인 이윤재 회장은 회사의 지속 성장 가능성과 사업 시너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현대백화점그룹에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현대백화점그룹에 경영권을 매각한 뒤에도 지분 일부를 계속 보유하면서 이사회 의장으로서 회사 경영에 참여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누스 전직원의 고용을 100% 보장할 방침이며, 기존 임원들도 경영에 참여해 지누스 제2도약을 함께한다.

지누스는 글로벌 온라인 넘버원 가구·매트리스 기업으로, 2006년 미국을 시작으로 현재 캐나다와 호주, 일본, 그리고 영국·독일·스페인 등 유럽에도 진출해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초로 침대 매트리스를 압축 포장한 후 상자에 담아 배송해주는 기술을 상용화해 미국 온라인 매트리스 시장을 평정했다. 아마존 내 매트리스 판매 부문에서 부동의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미국 온라인 매트리스 시장에서 30%대의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미국과 캐나다 전역의 월마트 매장에도 매트리스를 유일하게 공급하고 있다.

지누스는 지난해 매출(연결기준) 1조1238억 원에 743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주력제품인 매트리스 매출이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했다. 또한 지누스 전체 매출 가운데 글로벌 매출 비중은 97%에 육박하고, 이 가운데 미국 시장 매출이 90% 가량 된다. 아마존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한 매출 비중도 전체 매출의 80%나 된다.

▲현대백화점 신사옥 전경(사진제공=현대백화점그룹)
▲현대백화점 신사옥 전경(사진제공=현대백화점그룹)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누스 인수로 리빙 사업부문에서 매출 3조6000억 원의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기업 규모로 발돋움하게 됐다. 2012년 인수한 현대리바트의 가구·인테리어 사업과 2019년 계열사로 편입한 현대L&C의 건자재 사업에 이어 지누스의 글로벌 가구·매트리스 사업까지 추가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가 확장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현대리바트와 현대L&C의 매출(연결기준)은 각각 1조4066억 원과 1조1100억 원을 기록했다.

이번 M&A는 유통·패션·식품 사업부문과 함께 그룹의 4대 핵심 사업 포트폴리오인 리빙 사업부문의 성장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려는 현대백화점그룹의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 지난해 현대백화점그룹은 미래 청사진이 담긴 ‘비전 2030’을 발표하면서 리빙 사업부문을 2030년까지 2021년(2조5000억 원)대비 약 두 배인 5조 원대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또한 글로벌 온라인 기업인 지누스 인수로 현대백화점그룹의 ‘e커머스 사업’도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규모의 경제를 앞세운 온라인 플랫폼 통합이나 M&A가 아닌 유통·패션·리빙·식품 등 각 계열사별 전문성과 차별성을 바탕으로 질적 성장을 추구하는 ‘전문몰 전략’을 추진해 오고 있다. 이번 지누스 인수도 현대백화점그룹이 추진해 온 전문몰 전략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온라인 기반의 유통채널과 차별화된 제품 콘텐츠를 보유한 지누스를 인수한 것은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매출과 이익을 동시에 창출하고 있는 e커머스 콘텐츠 기업을 확보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그룹이 추진 중인 전문몰 전략을 기반으로 e커머스 사업을 한층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백화점·홈쇼핑·면세점 등 그룹 내 유통 계열사들의 탄탄한 유통망을 적극 활용해 지누스의 국내 사업 확장에도 드라이브를 건다는 방침이다.

특히 현대백화점의 프리미엄 이미지와 구매력이 높은 탄탄한 고객층을 기반으로 현재 중저가 위주의 지누스 사업 모델을 중고가 시장으로도 확대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고부가가치 제품 기반의 수면시장 진출도 검토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앞으로도 메가 트렌드나 소비 패턴 변화에 맞춰 미래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사업 중 그룹의 성장 전략과 부합하는 분야에 대한 투자나 M&A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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