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거] “변했다” vs “변함 없다”…아웃백 품질 논란

입력 2022-03-17 17:12 수정 2022-03-18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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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애 디자이너 mnb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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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는 감자튀김으로 주시고요. 수프는 샐러드로 바꿔주세요. 소스는 허니머스타드. 샐러드에 텐더 2개 올려주시고요. 에이드는 오렌지로 주세요”

복잡하지만 너무나 익숙한 이 주문. 어떻게 메뉴 구성을 바꿔야 더 다양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연구했던 그 매장.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입니다.

말로만 듣던 ‘아웃백’. 서울에 입성해 친구들과 돈을 모아 자리했던 대학생 때가 떠오르는데요. 자리를 안내했던 서버가 자세를 낮추고 주문을 받는 순간, 마치 외계어 같은 주문에 그저 당황할 수밖에 없었죠. 무슨 뜻인지 알아들을 수 없었던 친구들을 뒤로하고 물 흐르듯 모든 메뉴를 정리해주는 서울 친구가 그저 대단해 보였던 그 날. 이제는 추억을 곱씹으며 회사 점심시간이나 주말을 활용해 익숙한 주문을 외치며 추억 속 그대로의 음식을 먹곤 했었죠.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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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추억 속 장소가 현재 매우 뜨겁습니다. ‘품질 논란’에 휩싸였는데요. 대체 무슨 일일까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아웃백이 bhc로 경영권이 넘어간 이후 맛과 품질이 달라졌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는데요. 그 첫 시작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부터였습니다.

블라인드 커뮤니티에 ‘아웃백’ 직원이 올린 글을 보면 “bhc가 인수하고 나서 홈메이드를 냉동으로 바꿨다”며 “에이드도 완제품을 사용하고 립도 그릴에서 굽지 않고 전자레인지에 데워서 만들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는데요.

인기메뉴인 립이 그릴이 아닌 전자레인지로, 생과일을 갈아 넣어 신선함을 강조했던 에이드가 시럽으로 바뀐다는 믿을 수 없는 소식이었죠.

이어진 댓글 속 아웃백 직원은 “하도 바꾸라는 게 많아서 메뉴판 너덜너덜”, “bhc 치즈스틱 아웃백 메뉴로 짬 때리기” 등의 내용을 올렸고, “2월 이후에 바뀐다”라는 마지막 댓글에 다들 2월 막차에 대한 흉흉한 소문이 이어졌습니다.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3월이 되자 온라인 커뮤니티는 더 불타올랐는데요. 디시인사이드에 올라온 ‘아웃백 근황’이 불씨를 당겼죠. “립을 전자레인지에 데운 느낌”, “립 먹는데 냄새가 난다”, “양도 줄었다”, “런치 시간도 5시에서 3시로 줄었다”, “투움바파스타의 새우 크기가 작아졌다”, “테이블에서 치즈 갈아주는 것도 사라졌다” 등 불만 섞인 글과 함께 동의한다는 댓글도 쏟아졌죠.

이들은 아웃백이 예전과 달라진 이유로 bhc 인수를 지목했는데요. 지난해 11월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에서 bhc로 경영권이 넘어간 이후 가격 인상과 메뉴 변경이 이뤄졌다는 거죠.

추억 속 그 맛이 그 모습이 사라졌다는 소식은 그저 충격이었는데요. 사실 여부에 다들 관심이 쏠렸습니다.

이런 소문에 bhc그룹이 운영하는 ‘아웃백’ 측은 억울하다는 태도를 내놨죠. 16일 입장문을 통해 유포되고 있는 게시글 등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는데요. 그러면서 “아웃백을 이용하는 고객에게 더 이상의 피해가 가지 않도록 단호한 대처와 법적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이어 아웃백은 bhc그룹으로 인수된 뒤 메뉴 재료나 레시피를 현재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는데요. 또 ‘기브미파이브’에 나오던 ‘오지 치즈 후라이’ 대신 치즈스틱이 나온다는 지적에 대해 최근 세계적으로 감자 확보가 어려워져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부득이하게 치즈스틱으로 임시로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고요. 치즈스틱의 원가가 기존의 오지 치즈 후라이보다 높아서 원가 절감은 앞뒤가 전혀 맞지 않은 허위 주장이라고 했습니다.

가장 불만이 많았던 투움바파스타의 새우크기와 립 전자레인지 제조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는데요. 조리법도 레시피도 바뀐 것이 없다는 입장이었죠.

다만 런치시간 변경은 직원들의 과도한 업무 과정으로 인한 조치였고, 에이드 생과일 미사용과 관련해선 자칫 고객에게 해가 되는 미생물 검출 위험 대비를 위해 살균 공정을 거친 음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아웃백 측은 “고객님들께 먼저 이를 충분히 설명드리고 양해를 구하지 못한 점 깊이 사과드립니다”라며 소비자들에 대한 미안함도 내비쳤는데요.

하지만 아웃백의 입장문 발표에도 성난 마음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맛이 변해 맛이 변했다고 하는데 맛이 변하지 않았다고 변한 것처럼 느낀 내 잘못이라고 하네”, “조리법도 내용물도 안 바뀌었는데 맛은 왜 변했지”, “맛이 변했다고 말했다고 나 고소당하는 거야?”라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죠.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속상한 소비자와 억울한 아웃백 측의 상반된 이야기들은 씁쓸함을 남기는데요. 이 씁쓸함은 과거 맥도날드를 떠올리게 합니다. 2016년 전후로 한국 맥도날드가 변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는데요. 평균 1.4%의 주요 제품 인상에 이어 저가 메뉴였던 맥더블 가격의 대폭 인상, 맥치킨 양이 줄어들었다는 거였죠. 인상된 가격에 ‘런치세트’라는 싸고 맛있다는 장점이 사라진 것도 아쉬운데 2018년에는 맥런치 세트 판매가 중지되기도 했는데요. 이런 맥도날드의 행보는 대표가 바뀐 이후부터 흘러나와 대표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졌습니다.

한국맥도날드 측은 원가 인상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조치임을 알리고 다른 메뉴 구성과 이벤트를 선보이기도 했지만, 비난의 목소리는 계속됐죠.

한국맥도날드는 이런 고객 의견을 반영 2021년부터 맥런치 세트 판매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맥도날드와 아웃백을 향한 불만은 모두 우리 추억의 한 부분, 우리 일상의 한 부분을 차지했던 익숙한 외식업체였기 때문에 나온 탓인데요. 익숙했던 그곳이 더는 그 모습으로 남아있지 않는다는 아쉬움과 속상함이 반영됐죠

2018년 방영됐던 tvN ‘윤식당2’에서 윤여정은 사이드 메뉴를 추가해주는 직원들을 바라보며 “그래 더 줘. 음식 장사는 인심이 후해야 하더라”라는 말을 남겼는데요. 맛있는 추억만큼 맛있는 그 모습도 후한 맛있는 만남이 되길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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