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풀릴까 조일까?···유통업계, 대선 향배에 ‘촉각’

입력 2022-03-09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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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복합쇼핑몰 건립 공방 계기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화두 떠올라
이마트노조, ‘시대에 맞지 않는 유통 규제법이 일자리 감소시킨다’는 호소문 내
소상공인 영업난 개선 방안 묘수 없어 관련 개정안 10여개 국회서 잠자는중

▲올초 리뉴얼 오픈한 롯데마트 맥스 전주 송천점 전경 (사진제공=롯데마트)
▲올초 리뉴얼 오픈한 롯데마트 맥스 전주 송천점 전경 (사진제공=롯데마트)

20대 대통령 선거 결과를 앞두고 유통가에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선거 기간동안 서민층과 소상공인의 표심을 잡기 위해 유통업계에 대한 규제 강도를 높여 왔던 만큼 이번에도 추가 규제안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통산업발전법’ 개정과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제정 이슈에 대해 유력 대선 후보들이 언급했던 만큼 대선 결과에 유통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9일 정치권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온라인 플랫폼 특성을 반영한 독과점 폐해 방지’를 목표로 한 공약을 내걸었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역시 디지털 플랫폼 경제의 불공정 행위 규제 및 소비자 권익 강화를 강조했다.

두 후보 모두 과도한 수수료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고 모든 수수료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동일한 입장이지만 강도의 차이만 있다.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특히 더 긴장하고 있다. 윤 후보와 국민의힘이 제기한 광주 복합쇼핑몰 건립 공방을 계기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이 다시 업계 화두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윤 후보는 지난달 광주 송정매일시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광주 시민들은 복합쇼핑몰을 간절히 바라고 있지만 민주당이 반대해 무산됐다”면서 광주에 복합쇼핑몰 유치를 지역 공약으로 내세웠다. 광주 복합쇼핑몰은 신세계그룹이 2015년 광주 서구 화정동 광주신세계 주변 부지를 매입해 추진하려 했으나 지역 상인회와 민주당 측 반대에 부딪혀 무산된 바 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광주·전남 지역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가운데 나비효과처럼 출점 제한과 영업시간 제한, 월 2회 의무휴업 등 실효성이 떨어지는 유통산업발전법을 이번 기회에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유통산업발전법은 유통업계를 옭아매는 대표적인 규제 법안 중 하나로 2012년 개정된 이후 올해로 시행 10주년을 맞았다.

하지만, 실효성에 대한 의문에도 불구 지역 소상공인 등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정치권에서는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 식으로 치부되며 누구도 손댈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다. 관련 개정안 10여개가 국회에 올라와 있지만 통과되지 못하고 먼지만 쌓이는 상황이다.

문제는 그동안 유통 시장에서 온라인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대형 유통업체들 역시 생존 위협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오프라인 위주인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을 찾는 발길은 더욱 줄었고, 이커머스가 대세로 떠오르며 기존 대형마트마저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에만 12개의 대형마트가 문을 닫았다. 이에 이마트노동조합은 지난 2일 ‘시대에 맞지 않는 유통 규제법이 유통산업 노동자 일자리를 감소시키고 있다’는 호소문을 내기도 했다.

윤 후보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추가 배치 발언 역시 해외 시장에 진출한 유통사들에게는 예민한 사안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 정부의 한국 관련 제재로 수출 기업과 뷰티·관광·면세점 업계는 한동안 큰 어려움을 겪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시장 점유율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유통업계는 막대한 자금과 인력을 투입하며 공을 들이고 있지만 대통령 당선자의 한두 마디 말과 정책 한 두 개로 이같은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면서 "업계로서는 대선 결과를 지켜보며 향후 대책 마련에 나서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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