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데이가 6일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30대 후반 남성 미혼율은 38.5%로 집계됐다. 5년 전(2016년, 28.0%)과 비교하면 10.5%포인트(P) 올랐다. 반면, 30대 후반 여성 미혼율은 15.3%에서 19.8%로 4.5%P 증가했다. 미혼율은 이혼·사별을 제외한 무배우 인구, 즉 혼인 경험이 없는 인구 비율을 의미한다.
성별 미혼율 차이는 교육수준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남성은 학력이 높아질수록 미혼율이 낮아졌다. 중졸 이하는 절반 이상(54.3%)이 30대 후반까지 혼인을 못 했다. 고졸과 초대졸도 미혼율이 각각 42.9%, 42.7%에 달했다. 대졸은 36.2%, 석사는 28.2%였으며, 박사는 16.0%에 불과했다.
5년 전과 비교하면 교육수준에 관계없이 전반적으로 미혼율이 높아졌다. 중졸 이하는 44.5%에서 9.7%P, 고졸은 35.9%에서 7.0%P, 대졸은 22.3%에서 13.9%P, 석사는 16.0%에서 12.2%P, 박사는 13.4%에서 2.6%P 각각 올랐다. 대졸과 석사의 경우, 공무원·공기업·대기업 취업준비 쏠림으로 취업시기가 늦어지면서 혼인도 함께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여성은 교육수준이 높아질수록 미혼율도 함께 올라갔다. 중졸 이하는 12.0%, 고졸은 14.6%에 불과했다. 초대졸은 23.1%, 대졸은 20.6%, 석사는 22.2%, 박사는 26.0%였다.
5년 전과 비교하면 상대적 고학력 계층의 미혼율 상승이 두드러졌다. 중졸 이하는 18.5%에서 6.5%P 하락하고, 고졸은 13.3%에서 1.3%P 오르는 데 그쳤으나 초대졸은 14.4%에서 8.7%P 급등했다. 대졸도 16.8%에서 3.8%P, 석사는 18.3%에서 3.9%P, 박사는 21.0%에서 5.0%P 각각 올랐다. 일·가정 양립을 위한 제도·사회적 기반 개선 속도가 여성의 사회적 지위 상승 속도를 못 따라가면서 혼인·출산·육아에 따른 여성들의 기회비용이 증가한 결과로 추정된다.
미혼율 상승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혼인 연기·취소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통계청 인구동향에 따르면, 2019년까지 한 자릿수에 불과했던 연간 혼인 건수 감소율은 2020년 10.7%로 확대됐다. 지난해 혼인 건수도 전년보다 9.8% 줄었다.
비혼·만혼은 합계출산율 회복의 최대 제약요인이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2021년 출생·사망통계(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260만500명으로 전년(27만2337명)보다 1만1837명(4.3%) 줄었다. 합계출산율은 0.81명으로 전년보다 0.03명 감소했다. 시·도별로는 세종과 전남을 제외한 모든 시·도에서 합계출산율이 1명을 밑돌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합계출산율이 0명대인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2019년 기준 회원국 평균치는 1.61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