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대(對) 러시아 제재와 관련해 "비상금융애로상담센터와 금감원의 관련 익스포져 점검 등을 통해 우리 기업과 현지 교민·유학생 등의 애로사항을 신속히 파악하고, 관계부처 간 협의를 통해 결제 애로 해소 방안을 적극 검토·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3일 밝혔다.
이억원 차관은 이날 서울 은행회관에서 '제10차 우크라이나 사태 비상대응 태스크포스(TF) 회의 겸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정부는 우크라이나 사태 정세 불안과 러시아 제재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부문별 대응방안을 면밀히 마련해 신속히 조치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차관은 "수출·산업 등 실물부문 피해 지원방안도 더욱 구체화하겠다"며 "신용보증 무감액 연장·보험금 신속보상 등 이미 개시된 피해기업 무역금융에 이어 최대 2조 원의 긴급금융지원 프로그램 지원대상·요건·내용 등을 조속히 구체화해 피해 발생 즉시 집행을 개시하도록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정부는 중소기업에 특화된 별도의 피해 지원방안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차관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수출 중소기업 대상 피해 실태조사를 이번 주 실시하겠다"며 "경영안정 자금·특례보증 지원·납품단가 조정 활성화 등을 포함한 '우크라이나 사태 중소기업 분야 대응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발표하겠다"고 했다.
농식품·해양수산 분야의 애로 해소 및 점검체계 구축도 추진한다. 그는 "농식품 부문에서는 국제 곡물 가격 인상 등에 따른 업계부담 완화를 위해 정책자금 금리 인하와 함께 할당관세 지원을 강화하겠다"며 "구체적 방안은 조속히 마련해 발표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번 회의를 계기로 신규 점검 분야에 포함된 해양수산 부문에서는 수산분야 대응 TF 중심의 비상대응 체계를 가동하는 한편, 관련 업계 애로를 상시 파악할 수 있는 소통 채널을 운영하겠다"며 "러시아 의존도가 높은 수산물 물가 및 해운 운임 변동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기 위한 체계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금융시장과 관련해선 "주요국 코로나19 정책대응의 되돌림 등이 국내외 금융시장의 추세적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가 더해지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한층 높아지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이 차관은 "지난주 후반 이후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영향이 제한되고 있고, 외국인 채권자금의 경우 유입세가 지속되는 등 긴장감 속에서도 충격이 크게 확산되지는 않는 모습"이라며 "금융시스템 측면에서도 국내 금융회사의 대 러시아 익스포져가 크지 않고, 작년 말 14억7000만 달러에서 올해 2월 11억7000만 달러로 감소한 만큼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의 폭과 속도, 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 확대 등 우리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공통적으로 직면하고 있는 다양한 리스크 요인들이 중첩·증폭될 경우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뿐만 아니라 주요국 통화당국의 움직임과 원자재 가격의 동향 등 금융시장의 주요 리스크 요인들을 보다 종합적이고 면밀하게 주시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