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범 금융위원장이 미국의 물가 쇼크, 우크라이나 전쟁 위기 고조를 고려해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고 위원장은 14일 오전 금융위원회 간부들과 비대면으로 금융시장점검회의와 간부회의를 열고 “1월에 이어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철저한 모니터링 및 대비 태세를 지속 유지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국내 금융시장은 지난주 후반 발표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또다시 40년 만의 최대치를 갱신했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에 대한 각국의 우려도 크게 높아지면서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미국 증시는 이를 반영해 지난 11일(현지시간)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 다우 -1.43%, S&P500 -1.90%, 나스닥 -2.78%의 하락세를 보였다.
고 위원장은 “특히 우크라이나 이슈는 향후 전개방향이 매우 불확실한 상황이므로,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며 “관계부처와 긴밀히 공조하면서 유사시 시장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시나리오별 조치계획을 다시 한번 점검해 주기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고 위원장은 잠재위험 요인 관리를 강화하는 데 각별히 주력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다수의 위험요인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글로벌 긴축이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전례 없이 늘어온 만큼, 글로벌 긴축 개시로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경제·금융여건의 변화가능성도 있다”라고 경고했다.
현재 국내 금융시장은 코로나19 변이 확산 지속,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 등 경기 하방리스크와 부채 증가 및 자산 가격 급등 등의 금융불균형 리스크가 상호 강화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고 위원장은 “금융안정을 책임지는 금융위는 ‘금융안정 방어선’을 지켜낸다는 각오로 소임을 다해주기 바란다”라며 “가계부채, 자영업자부채, 비은행권 리스크 등 핵심위험분야를 주의 깊게 살피면서, 필요한 선제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금융권, 가계·기업 등도 다가올 충격에 단단히 대비해야 한다”라며 “금융권은 단기적 이익 추구에 매몰되어 직면한 리스크를 간과하거나 과소평가하는 우(愚)를 범하지 않기를 재차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가계·기업은 금리상승 충격 등을 견딜 수 있을지 재무상태를 점검하고, 과도한 레버리지는 줄여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고 위원장은 신속·투명한 금융 행정 제공 노력도 당부했다.
그는 “금융위원장으로 취임하면서, 금융위원회법 제2조에 규정된 금융 행정의 기본원칙(공정성 유지, 투명성 확보, 자율성 보장)을 업무 추진과정에서 충실히 구현할 것임을 밝힌 바 있다”라며 “특히, 금융소비자·시장과의 접점업무는 국민의 눈높이와 기대에 맞춰 신속·투명하게 처리하도록 각별히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금융소비자·금융회사 등이 금융행정 이용과정에서 겪은 불편한 사항 등을 파악하고 민원, 유권해석, 등록·인가 등 대국민 접점에서의 불편함이 개선될 수 있도록 금융위원회 전 직원이 노력해 주기 바란다”라며 “대국민·대금융산업 금융행정서비스 전반의 혁신을 위해 금융위원회뿐만 아니라 금융감독원, 정책금융기관 등 관련 집행기관들도 협업해 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