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포털업계 1, 2위를 다투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나란히 연매출 6조 원을 넘어섰다. 양사 모두 최대 실적으로 몸집을 불리면서 임기만료를 앞둔 수장들은 유종의 미를 거두고 물러날 수 있게 됐다. 바통을 이어받는 새 수장들은 메타버스 등 미래 기술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을 노릴 전망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해 매출액 6조8176억 원, 카카오는 6조1361억 원을 각각 기록하며 연매출 6조 원 고지를 동시에 넘어섰다. 특히 카카오의 경우 2020년 4조1568억 원을 기록한 지 1년 만에 50%가량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급성장을 이뤄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포털업계에서 라이벌로 꼽히며 매 분기 실적 경쟁을 펼쳐왔다. 지금까지는 네이버의 실적을 카카오가 뒤쫓는 모습이었지만, 지난해 3분기에는 카카오의 분기 매출액이 1조7408억 원으로 네이버의 1조7273억 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양사의 고성장은 콘텐츠와 커머스, 광고 등 다양한 신사업이 이끌었다. 네이버는 쇼핑라이브와 브랜드스토어의 성장, 연간 거래액 1조 원을 넘어선 웹툰의 성장이 실적을 견인했다. 카카오 역시 게임을 비롯해 톡비즈와 포털비즈,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페이 결제 사업 성장,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클라우드 매출 증가 등이 더해지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양사 경영진은 회사를 성장궤도에 올리며 유종의 미를 거두고 떠날 수 있게 됐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와 여민수·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는 오는 3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네이버는 최수연, 카카오는 남궁훈 대표 체제에 들어간다.
양사 차기 경영진은 국내 시장 성과를 발판으로 해외 진출에 집중할 방침이다. 지난 2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해외 진출보다 국내 성장에 집중했지만, 올해는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네이버는 라인과 야후재팬을 합병한 신규 법인 ‘Z홀딩스’를 중심으로 일본 시장을 공략한다. 일본 스마트스토어 시장에 진출해 이커머스에 집중할 계획이다. 일본 내 라인의 월 평균 이용자수는 약 900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70%를 차지한다. 또 네이버 제페토, 크림 등 다양한 서비스를 일본 시장에 접목해 시장 점유율을 늘릴 계획이다. 특히 2억60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네이버 ‘제페토’는 아시아 1위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네이버웹툰과 제페토 협업 등을 통해 IP를 활용한 메타버스 신사업을 준비 중이다.
카카오는 K콘텐츠를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을 노린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새 대표를 내세워 글로벌 메타버스 시장에 집중할 방침이다.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을 메타버스 구축을 위한 플랫폼으로 전환하고 카카오게임즈의 보라네트워크, 그라운드X의 글로벌 NFT(대체불가토큰) 기술 등을 결합해 시장 공략에 나선다.
남궁 카카오 대표 내정자는 “메타버스 등 미래 기술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할 것"이라며 "글로벌로 카카오의 무대를 확장하고 기술 기업 위치를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