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두 딸과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됐지만, 양성이라는 문자를 받은 뒤 보건소에서 어떤 연락도 못 받았다. 치료체계 전환 전 확진이라 우리가 어떻게 관리되는지도 모르겠고, 큰딸의 기침 증상이 심해서 평소 다니던 병원에 전화해 문의했는데, 대리처방이 안 된다는 말만 한다. 할 수 없이 가지고 있던 비상약으로 버티고 있다.”
인천 남동구에 거주하는 전모(47·여) 씨는 현 상황이 답답하기만 하다. 확진 전에도 신속항원검사 자가검사 결과가 일관되지 않아 검사비용으로만 6만 원 이상 지출했다.
집중관리군 중심 코로나19 재택치료체계가 도입 첫날부터 혼란스럽다. 10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부터 재택치료 대상자가 집중·일반관리군으로 나뉘어 관리된다. 일반관리군은 스스로 건강상태를 확인해 발열 등 증상이 생기면 전화 상담·처방 의료기관(전국 2484개소)에 연락해야 한다. 약품은 전국 472개 지정약국을 통해 조제·전달된다.
그런데 재택치료자 상당수는 구체적인 관리방법·내용을 안내받지 못한 채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집중관리군 기준도 60세 이상, 먹는 치료제(팍스로비드) 투약대상에서 60세 이상, 먹는 치료제 처방자로, 다시 60세 이상, 먹는 치료제 투약대상으로 변경됐다. 여기에 재택치료 대상자와 동거가족에 대한 ‘확진자·동거인 안내문’ 발송은 이날에야 이뤄졌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5만4122)가 5만 명을 넘어서면서 방역역량이 과부하 위기다.
신속항원검사 자가검사키트 공급은 물량 부족으로 2020년 ‘마스크 대란’이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박모(45·남) 씨는 “자가검사키트를 찾는 손님이 많지만 부족하다”며 “매일 입고되는 것도 아닌데 업무가 마비될 만큼 찾는 사람이 많다”고 토로했다. 결국 박 씨는 약국 문에 ‘자가검사키트 품절’이라고 쓴 종이를 붙였다.
방역패스 유지를 놓고도 곳곳에서 불만이 터져 나온다.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확진자가 폭증하는 마당에 굳이 백신 접종을 강제할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경기도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는 김모(31·남) 씨는 “방역패스가 접종을 유도하는 건데, 지금 그 높은 접종률에도 확진자는 어느 때보다 많지 않느냐”며 “이제는 방역패스의 의미가 상실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도 정부는 노바백스 백신 출하에 맞춰 예방접종을 독려하고 있다. 예방접종의 감염 예방효과는 떨어지지만 중증·사망 예방효과는 아직 유효하다는 이유에서다. 사실상 백신을 ‘미리 맞는 치료제’로 활용하고 있다. 임숙영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상황총괄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오미크론 변이 유행으로 확진자가 폭증하는 상황에서도 전체 확진자 중 고령층 비중은 10% 미만으로 낮게 유지돼 중증·사망을 낮추고 의료체계의 부담을 경감하고 있다”며 “3차 접종의 효과는 분명하다”고 강조했다.